진단/ 안일한 계절독감 예방체제
지역별 접종시기 정해놓고 이행은 ‘나 몰라’
보건소마다 한꺼번에 수백명 몰려 혼잡 초래
노인·장애인 장시간 대기...개선책 마련 시급

   
 
  ▲ 제주시 보건소가 65세 이상 어르신,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 장애인복지카드소지자, 국가유공자카드소지자를 대상으로 '2009년 인플루엔자(계절 독감) 무료 예방접종'을 실시하자 이른 아침부터 접종 대상자들이 길게 늘어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박민호 기자 mino77@jemin.com  
 
제주도의 계절독감 예방체제가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지역별로 정해진 독감백신 접종시기가 이행되기는커녕 홍보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보건소마다 주민 수백명이 한꺼번에 몰리는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심지어 몸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들이 장시간 줄을 서서 기다리는 상황도 발생, 보건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독감 예방체제 허술

제주도는 이달초 계절독감 백신물량 5만9480도즈(1회 접종량)를 확보했다.

하지만 도는 신종인플루엔자A 확산 여파로 계절독감 백신 접종 희망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 접종대상을 일부 제한했다.

65세 이상 노인과 사회복지시설 입소자, 기초생활수급자, 등록장애인, 유공자, 도내 거주 외국인 등에게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무료로 백신을 공급하되, 일반 시민들은 병원에서 받도록 하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주민들이 보건소로 한꺼번에 몰리는 사태를 막기 위해 지역별로 접종 받을 수 있는 날짜도 별도로 정했다.

문제는 주민들이 이같은 계획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가 계절독감 백신접종과 관련된 내부 방침과 계획만 수립했을 뿐 주민들에게 알리는 홍보에 손을 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보건소마다 주민 북새통

도의 안일한 독감 예방체제는 결국 주민 혼선을 초래, 한꺼번에 수백명의 주민이 보건소에 몰리는 사태로 이어졌다.

12일 제주보건소에서 접종 가능한 대상자는 일도1·2동 거주자였으나, 제주시 전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몰려들었다.

심지어 접종시간도 이날 오전 9시부터였지만 주민들은 3시간 전인 오전 6시부터 줄을 서서 대기, 수백m에 달하는 행렬이 이어졌다.

몸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들이 독감 백신접종을 받기 위해 장시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그런데도 노인과 장애인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노인과 장애인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지역별 노인회관 등 가까운 시설에서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찾아가는 보건서비스 시행방안에 대한 검토가 요구된다.

독감 백신접종을 받기 위해 제주보건소를 찾은 김찬흡씨(77)는 “몸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들을 장시간 세워놓는 도정이 한심할 따름”이라며 “지역으로 직접 찾아와서 접종을 한다면 보건소나 주민 모두가 편안하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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