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부, 대한상의·중소기업청·한국유통학회 등 공동 설명회

정부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동네상권 진출이 '대형마트'에 가장 큰 타격을 주고, 개인소형슈퍼마켓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아 파장이 일고 있다.

지식경제부와 중소기업청, 대한상의, 소상공인진흥원, 체인스토어협회, 한국유통학회는 12일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중소유통 경영실태조사결과 공동 설명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식경제부 등의 의뢰로 한국유통학회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닐슨컴퍼니코리아와 함께 전국 60개 상권 3000개 점포를 대상으로 지난 8월 12일부터 9월 4일까지 진행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SSM출점으로 대형마트가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마트의 경우는 SSM이 진출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소비자의 월 소비지출비중은 39%를 차지했으나, SSM이 최근(2007년 6월 이후)에 출점한 지역에서는 32%로 하락했다.

또 SSM이 진출한 지 2년이 지난 안정된 상권(2007년 5월 이전 출점)에서는 대형마트에서의 월 소비지출비중은 25%로 더 떨어져 SSM출점에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장면적 50평 이상의 개인대형슈퍼마켓은 SSM 미출점지역에서는 월 소비지출비중이 19%를 나타냈고, 최근 출점지역과 안정된 상권에서는 각각 18%와 13%로 다소 비중이 줄었다.

재래시장의 경우도 소비자의 월 소비지출비중이 SSM 미출점지역은 13%에서 최근 출점지역과 안정된 상권에서는 12%와 8%로 각각 하락했다.

다시말하면 개인대형슈퍼마켓과 재래시장 역시 SSM의 진출로 일정정도 타격을 받지만 그 강도는 대형마트에 비해 훨씬 미약하다는 분석이다.

반면 개인소형슈퍼마켓은 SSM진출에 따른 영향이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소형슈퍼마켓은 SSM 미출점지역의 소비지출비중은 8%로 나타났고 최근 출점지역과 안정된 지역에서도 각각 7%로 조사돼 별 차이가 없었다.

지식경제부 김종호 유통물류과장은 "SSM을 찾는 소비자들은 사전에 살 물건을 미리 정하는 준비된 쇼핑을 하기 때문에 즉흥적 구매행태를 보이는 개인소형슈퍼마켓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이어 "SSM 근처에 있는 개인소형슈퍼마켓은 타격이 크겠지만 시장전체적으로 보면 SSM 진출에 따른 영향은 거의 없다"면서 "이같은 조사결과는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정부는 SSM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으며 유통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SSM의 확산이 세계적인 트렌드이고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조사결과에 대해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 등 소상공인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 김경배 회장은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격양된 억양으로 "정부가 SSM의 무분별한 확산으로 위기에 몰린 소상공인의 처지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며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앞둔 미묘한 시점에 이런 조사결과를 내놓은 것은 분명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는 이날 저녁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오는 14일 오전 11시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및 소상공인 생존권 보장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정부의 이번 발표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종목 기업협력팀장은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영세상인들이 처한 현장의 상황을 전혀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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