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피아 스노우 의원, 건강보험 개혁법안 '당론 이탈' 찬성표 던져

   
 
   
 
새라 페일린은 잊어라! 공화당의 진짜 '매브릭'(maverick.무소속)은 올림피아 스노우 의원이다.

1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상원 재무위원회에서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중인 건강보험 개혁법안이 통과된 뒤 공화당 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찬성표를 던진 스노우(메인주.62) 의원에 대한 미국 언론들의 평가다.

이날 찬성 14표, 반대 9표로 가결된 법안 표결에서는 민주당 소속 의원 13명 전원이 찬성했고, 공화당 의원 10명중 스노우 의원만이 당론을 이탈해 찬성표를 던졌다.

스노우 의원의 '찬성표'는 지금까지 건강보험 개혁법안이 논의된 상.하원 상임위 표결 과정에서 공화당 의원 가운데 첫 찬성 사례가 됐다.

그동안 하원의 3개 상임위와 상원 보건위원회의 건강보험 법안 표결에서 공화당 소속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진 경우는 없었다.

이날 건보개혁 법안이 상원 재무위를 통과하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 성명을 통해 "법안 통과 과정에서 보여준 스노우 의원의 정치적 용기와 진지한 목적의식에 특별한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메인주 출신의 3선인 스노우 의원이 당론과는 달리 '소신표'를 행사하며 민주당이 주도한 법안에 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해초 7천87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법안이 공화당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통과될 수 있었던 것도 그의 찬성표가 거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부시 행정부 시절에도 낙태와 줄기세포 연구, 감세 등의 주요 이슈에서 그는 공화당의 당론과는 다른 입장을 취해 '무소속' 성향에 가까운 의원으로 분류돼 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공화당에서는 그를 "무늬만 공화당원"(RINO.Republican In Name Only)이라고 부르기까지 한다. 그러나 포춘지는 지난달 그녀의 '정치적 소신'을 높이 평가하며 '정치권의 파워 여성 10걸'에 선정했다.

한편 화제의 주인공이 된 스노우 의원은 이날 찬성표를 던진 뒤 "오늘 던진 찬성표는 단지 오늘의 투표일 뿐, 내일의 투표를 예견하지 않겠다"고 말해 앞으로 이뤄질 법안 조율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될 경우 본회의에서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민주, 공화 양당의 '스노우 의원 눈치보기'가 계속될 전망이다.

   
 
   
 
앞으로 남은 건강보험 개혁입법 과정은 전날 상원 재무위를 통과한 법안과 이미 하원의 3개 상임위, 상원 보건위를 통과한 법안의 절충작업을 거쳐 상원 본회의에 상정된다.

하지만 공화당의 거센 반대는 물론 민주당내 중도성향 의원들조차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최종 법안 통과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뒤따를 전망이다.

여기에 민주당으로서는 최고령 상원의원인 로버트 버드(91) 의원이 건강상의 이유로 최근 몇달동안 상원 표결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어 공화당의 합법적인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를 피할 수 있는 안정의석 확보에도 사실상 1석이 모자라는 형편이다.

따라서 본회의 표결에서 공화당의 스노우 의원이 가세할 경우 민주당내 중도성향 의원들의 표심을 돌릴 수 있게 되고, 그만큼 건강보험 개혁법안의 본회의 통과에 청신호가 켜지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의 또 다른 여성 상원의원인 수잔 콜린스(Susan Collins) 의원도 14일 앞으로 법안내용의 결함이 조정되고, 광범위한 지지를 모으는 초당파적인 법안이 된다면 본회의 표결에서 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콜린스 의원은 "현상유지는 받아들일 수 없으며, 비용을 억제하면서도 건강보험 수혜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책임있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목표에 공감한다"고 말해 초당적인 입장에서 투표할 용의가 있음을 내비쳤다.

콜린스 의원은 스노우 의원과 같은 메인주 출신의 3선 여성 상원의원이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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