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포커스>제주영어교육도시 무엇이 문제인가
초등4~고교 졸업까지 9년간 2억원…유학생 유인 한계
해외 명문학교 유치 지원·관리 미흡해 차별화 방안 시급

제주영어교육도시가 동북아시아 영어교육 중심이 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고비용 우려가 높고 관련 시스템 부족으로 해외 우수인재 확보에도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때문에 차별화된 고품질 영어교육환경을 조성, 저비용 고효율의 영어생활환경을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주영어교육도시 조감도.  
 

△영어교육도시 '고비용' 암초 
제주영어교육도시의 부담스러운 비용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한나라당 정희수 의원(경북 영천)에 따르면 영어교육도시는 서귀포시 대정읍 일원 3794㎡ 부지에 사업비 1조7806억원(공공 4824억원, 민자 1조2982억원)이 투입돼 오는 2017년까지 2만3000명을 상주시킬 예정이다. 산술적으로 상주 인구 1인당 7740만원의 사업비가 투자되는 셈이다. 세종시가 1인당 4500만원, 김천혁신도시 3966만원, 원주기업도시가 2081만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당 사업비 역시 제주영어교육도시는 47만원으로 세종시에 1.2배, 김천혁신도시에 1.8배, 원주기업도시보다는 4.8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성단가와 상주인구 1인당 투입되는 사업비가 높은 만큼 향후 교육시설 조성이나 프로그램 연수 비용도 함께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부담스러운 학비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4월1일 JDC·도와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영국의 명문 사립학교인 NLCS(North London Collegiate School)의 경우, 연간 예상되는 교육비가 1만8500달러(원화 2200만원 수준)로 대학 1년 등록금보다 많은 상황이다    
학생들이 초등학교 4학년부터 졸업때까지 9년간 부담해야 하는 교육비만 하더라도 2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자'만을 위한 특별시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학교 유치 한계·관리 지원 시스템 미흡
해외 명문 사립학교 유치의 한계, 관리 지원 체계 미흡 등도 사업 추진 과정에서 선결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조기 유학 열풍 등으로 해외 명문학교에 진학하려는 수요가 높아지고 있지만 열악한 국내 영어교육환경으로 경쟁력을 갖춘 해외 명문 사립학교의 실질적인 유치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주도와 JDC는 오는 2011년까지 명문 사립 2개교, 공립 1개교 등 3개교 이상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NLCS와 법적 구속력이 없는 MOU만을 추진한 상태다. JDC는 지난 7월부터 미국과 캐나다 명문 학교 5곳을 대상으로 유치협의를 진행중이다.
이처럼 명문 학교 유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학생 및 학부모를 대상으로 '유인력'이 떨어지고 학교 교육을 이수하기 위한 관리 지원체계 역시 제대로 갖춰지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이 영어교육도시에 입국해 정상적으로 학교 교육을 이수하기 위한 관리 지원 체계가 부족하고 졸업이후에도 부족한 취업 기회로 사회활동에 제약을 받을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교육 관련 전문가는 "현재 국내 교육 공급(학교 등) 기반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서 해외 우수 인재 확보에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영어교육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특성 살린 차별화 승부해야
제주영어교육도시가 영어교육의 중심지, 동북아 교육 허브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선 차별화된 사업추진 전략과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존 영어마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주의 청정자연과 사회 환경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도시개발 전략을 수립하고 세계적 교육도시로서 제반 생활여건을 구축, 교육과 정주생활을 연계한 도시개념 도입이 요구되고 있다. 
또 저비용·고효율의 영어학습과 영어생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국내 영어교사를 집중 양성하고 영어교사와 학생을 대상으로 국가 영어능력평가를 개발하거나 외국인 교사 자격인증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법도 제시되고 있다. 
윤정일 민족사관고 교장은 지난 8월13일 제주평화포럼에서 "제주영어교육도시가 성공하기 위해선 비용 감소와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며 "중국 상해에만 9개의 국제학교가 있는 등 낙관은 금물이다. 차별화된 해외 학생을 유치를 위해선 혁신적인 인센티브도 고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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