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택 <문화도시공동체 쿠키 대표·제주대 건축학부 강사>

88만원 세대를 쓴 우석훈 박사는 우리 시대 젊은이들의 아픔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평생직장은 옛 이야기가 되어 버렸고, 젊은이들은 일종의 소모품이 되어 완충장치 하나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쟁 속에서 꿈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1%에 들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하는 세상, 그 1%가 실력만이 아닌 인맥과 학연, 지연으로 만들어지는 부조리한 막장 세상에서 한번 삐끗해버리면 신용불량에 재기가 불가능하게 됩니다.

젊은이들은 사회의 잠재력입니다. 사회에 막 진입하려는 젊은이들이 꿈도 못 꿔보고 사회에서 이탈되는 것을 막는 것은 사회의 의무입니다. 일상생활을 위한 사회보장이나 교육접근권에 대한 보장 등 여러 가지 안전장치를 만들어주고 기업들은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주기를 바라지만 인간보다 자본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 안에서는 그야말로 공상입니다.

그래서 학생들과 만날 때마다 이러한 상황을 인식시켜주기 위해 이렇게 물어봅니다. "기존의 사회구조에 편입되기를 바라는지, 아니면 스스로 세상을 만들어갈지를"

기존 사회만 보아왔던 학생들이 처음에는 제가 하는 말을 이해조차 하지 못하다가 결국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을 인식해 당황하고는 이렇게 질문합니다.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우리나라의 1% 안에 들어갈 자신이 있다면 열심히 공부하고 경쟁 속에서 살아나십시오. 아니면 깨끗하게 경쟁을 포기하십시오. 경쟁을 포기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성공을 포기하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방법-물론 이를 위해서도 많은 공부와 투자를 해야 하는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이 있고, 또 하나는 기존 사회의 경쟁구도에서 아주 빠져나오는 것입니다"

경쟁구도에서 빠져나오라는 말은 사회빈민층이 돼라는 말이 아니라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주체적으로 만들어가라는 뜻으로 기존의 사회구조 속에서 이미 만들어진 직업군에 편입되는 것이 아닌 아무나 쉽게 만들 수 없는 개성 있고 톡톡 튀는 일을 스스로 만들어내라는 것입니다.

경쟁 속에서 늘 힘들게 살아가야 한다면 세상을 사는 즐거움이 별로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만들고, 자신의 창의력을 자신을 위해 사용하는 세상이라면 한번 재미있게 살아볼 만하지 않을까요? 여러분은 어떤 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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