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일단 범행시점으로 볼때 큰 연관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어

아프가니스탄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도로공사 현장이 최근 무장세력에게 잇따라 공격당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부의 아프간 재파병 결정과 함께 제기된 교민과 기업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일단 범행 시점으로 볼때 이번 사건은 한국 정부의 지방재건팀(PRT) 설치·운영 확대와 그에 따른 보호병력 파견 결정과는 큰 연관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지방재건팀 확대와 보호병력 파견을 골자로 하는 아프간 추가지원안을 발표한 것은 지난달 30일이었고 무장괴한들의 공사현장 습격은 지난달 초부터 시작됐기 때문에 공사를 담당한 업체가 한국기업임을 알고 의도적으로 공격했다 하더라도 이를 파병과 연관짓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서방국가의 파병 및 주둔군 병력증원 등의 결정이 내려지면 탈레반은 통상적으로 자체 웹사이트에 성명을 게재하거나 내외신 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경고를 곁들인 논평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의 재파병 결정 이후 탈레반이 이런 논평을 내놓은 적이 없다는 점은 이번 사건이 파병 결정에 대한 탈레반의 경고와는 거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무장세력들이 한국 기업이 공사를 맡고 있는 현장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던 것이 명백한 만큼 한국을 겨냥한 공격이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공격이 정부의 파병 결정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그동안 아프간 진출 기업에 대한 협박이나 위협 등은 가끔 있었지만 직접 공격을 가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아프간 내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현지 대사관을 통해 아프간 내무부에 경찰병력 추가배치 등을 요청하는 한편, 우리 기업에 대해서도 안전조치 강화를 당부했다.

하지만 정부의 아프간 재파병 결정이 내려진만큼 앞으로 현지 거주 한국교민과 기업에 대한 테러위험은 더 커질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건이 발생한 곳은 아프간 내에서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알려진 북부 지역이어서 최근 탈레반의 급격한 세력확장과 함께 아프간에 안전지대는 더 이상 없다는 점을 실증하고 있다.

현재 아프간에는 도로 공사를 맡고 있는 S기업의 근로자 80명과 현지에서 생업하고 있는 교민 10여명 등 모두 130여명의 한국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함께 아프간 이외의 다른 이슬람 국가에 거주하고 있는 교민들의 안전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될 전망이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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