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포커스] 옛 제주대병원 활용대책 감감 무소식
삼도동서 100년 가까지 도민 의료서비스 상권 형성
도민 의료서비스 중심에서 병원 이전후 지역상권 침체
제주대·제주도 등 활용방안 미흡…해법찾기 서

제주시 삼도동 제주대학교병원이 더 나은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아라동 신축 병원으로 이전한 지 9개월여가 지났다. 하지만 옛 병원 건물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제주대는 뚜렷한 활용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건물을 방치하고 있다. 또 행정에서도 텅 빈 건물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제주대 도심캠퍼스 유치든 한방병원 설립 등 침체된 지역 상권의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 조속히 제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주대병원이 아라동으로 이전한 이후 구 병원 주변 상권이 급속도로 침체, 활성화 방안이 주목되고 있다. /박민호 기자  
 
△제주대학교 병원의 이전
삼도동에 위치했던 제주대병원의 전신인 제주의료원의 역사를 보면 지난 19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 때인 지난 1910년 8월 일본의 한국주재 조선군이 저장하고 있던 의료기기 등 의료장비를 토대로 자혜의원으로 시작됐다. 1912년 조선총독부에 의해 전라남도 제주자혜의원으로 설립인가 돼 제주시 삼도동에 본관 등을 신축하고 병실 등을 갖춘다.

해방 이후인 1946년 제주도립병원으로 개칭됐으며 다시 1983년 지방공사 제주도 제주의료원으로  개칭했다. 제주대는 의사양성을 위해 지난 1998년 의과대학을 신설하며 자체 대학병원이 요구됐다.
이에 제주대는 제주도로부터 295억5000여만원에 제주의료원 병원시설을 인수, 지난 2001년 11월 대학병원을 개원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병상수, 진료장비 등이 노후화를 비롯해 주차시설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제주대병원은 아라동에 병원을 신축·이전, 올 3월30일부터 삼도동시대를 접고  아라동에서 진료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예고된 병원 이전…해법 찾기 한계
제주대병원이 아라동 현지에서 신축병원 착공식을 가진 시기는 지난 2004년 11월이다.

옛 삼도동 병원을 이용한 1일 평균 외래환자수는 1200명(1일 평균 입원 환자수 260명)으로 환자 가족, 의료진 등 관계자를 포함할 경우 유동인구는 1일 평균 5000여명(연 150만여명)에 달해 지역 상권을 형성했다.

하지만 병원 이전 이후 지역 상권은 급속도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예고된 병원 이전을 앞둬 지난 2008년 6월 제주도의회 의원, 주민자치위원장, 상가대표 등이 모여 '제주대병원 이설에 따른 도심 캠퍼스 설치 추진 위원회' 발족에 나선다.

주민들은 2008년 8월 제주대 도심캠퍼스 유치위원회를 구성, 9월1일부터 9월27일까지 병원 주변 지역주민과 지역 상권에서 서명운동(1만3215명 서명)을 펼쳐 이를 제주도와 제주대에 제출하게 된다.

올 3월에는 제주도는 도심캠퍼스 이전 지원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해 도심캠퍼스 이전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에 나선다.

또 제주대도 '구 대학병원 활성화 추진위원회'를 구성, 본격적인 도심캠퍼스 설치 방안이 논의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들은 간담회와 회의를 거쳤지만 활성화 방안을 도출해 내지 못한채 대학병원은 아라동으로 이전했다.

지난 3월24일 도심캠퍼스 유치위원회 공동대표단은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현재에 이르고 있다.

게다가 제주대는 지난 1월 총장 선거를 치렀지만 총장 임용이 지연, 교육과학기술부의 1순위자 후보자에 대한 임용제청 거부, 총장 재선거 등이 이어지며 장기간의 총장 공백사태까지 전개되고 있는 실정이다.

△활성화 방안 찾아야
제주대는 옛 병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올 초 용역을 실시했다. 용역을 통해 단과대학 이전, 평생교육원 이전 등의 내용을 담은 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대는 이와 관련 3개의 안을 마련해 12월중에 주민대표 등을 제주대로 불러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건물 리모델링 비용 등 최소 70억원이 소요되는 등 막대한 예산이 요구된다고 제주대측은 설명했다.

이같은 막대한 예산 소요에 대해 제주도는 올해 예산에 건물 리모델링 비용으로 10억원을 반영했지만 제주대측이 요구하는 예산 규모에는 크게 미치지 못해 활용되지 않고 있다.

제주도와 주민일각에서는 대학병원 설립을 위해 옛 제주의료원을 매입한 만큼 병원 이전에 따라 제주대측에 옛 대학병원 재산을 매각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제주대는 옛 대학병원 재산은 국가(교과부) 소유로 제주대는 관리권만 가지고 있으며 병원재산이 매각돼도 매각대금 전액은 국고로 유입된다. 이에 따라 국립대 법인화 등이 거론되고 있는 실정에서 제주대측은 실익을 고려해 매각 불가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제주도한의사회 등은 옛 병원 건물을 활용해 제주의 의료관광을 연계한 한방병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한의사회와 삼도동 주민대표 등을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방병원 설립에 따른 명회를 조만간 개최, 주민들의 호응 여부를 살필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추이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