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포커스] 제주관광 600만 시대 질적 향상으로 전환해야

 저가중심 관광객유치 경제효과 반감…자생력도 떨어져
 단순 수치 올리기 보다 고품질·고부가가치 정책으로 바뀌어야

 
 올해 제주관광은 외적으로 급속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2005년 처음으로 내도 관광객 500만명을 넘었고, 올해는 6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4년간 관광객 증가율은 20%를 기록 있다. 하지만 제주특별자치도의 관광정책은 양적팽창에 치우치면서 품질 및 내부경쟁력은 저하되고 있다. 더구나 관광객 증가가 내부요인보다 고환율, 신종플루 등 전염병 확산 등 외부환경으로 인해 좌우되고 있다.
 
 △숫자 불리기 정책 내실없다
 제주관광은 외형상으로 상당한 호황을 누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도내 관광업계의 반응은 냉담하고, 전문기관의 제주관광산업 분석에서도 관광객 증가분만큼 경제효과가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올해 10월 기준으로 내도관광객은 550만40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달 보다 11.1% 증가했고, 관광수입은 2조3275억원으로 18.1% 증가했다고 집계하고 있다.
 하지만 제주관광산업 수입증가율이 18% 면 제주지역경제성장률이 최소 6%이상 돼야 하지만 한국은행 지역본부는 올해 지역경제성장률을 당초 전망치 3.2%에서 1.6%로 하향조정했다.
 관광객 수익 집계방법이 2007년 1월 용역기준으로 개별관광객 1인당 소비규모 35만4007원(항공료 제외), 단체는 20만1848원을 곱하고 있다. 또 적용기준을 매해 물가상승분을 감안해 3%정도 올리면서 수치상 상승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2박3일 기준 제주여행상품 가격이 예전 30만~40만원이었지만 현재 20만원대로 떨어졌고, 최근에는 10만원대 상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인기를 모으고 있는 선박을 이용한 한라산·트래킹 상품, 올레관광객의 제주지역내 소비규모는 10만원대 미만으로 분석되는 등 1인당 제주관광 소비규모가 하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몇 명' 아닌 '얼마나 벌 수 있나'
 이처럼 제주관광 정책은 저가중심의 관광객 유치숫자늘리기에 중점을 맞추면서 오히려 제주관광 품질과 경쟁력을 낮아졌다.
 특히 제주지역은 섬이라는 특성상 항공 등 교통비용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제주관광의 저가정책에 한계가 있다. 또 지형적 한계로 무한대로 관광객을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제주관광정책은 원가를 줄이고 가격을 내리는 방향으로 추진하면서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볼 것이 없다는 한계에 부딪히고 있고, 현대의 가치경쟁 시대에서 제주관광의 저가정책은 오래 버틸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무총리실도 2008년도 제주관광산업을 평가하면서 여전히 야간관광과 즐길거리가 부족하고, MICE(기업회의, 보상관광, 국제회의, 전시)관광산업과 의료관광 등 차별화된 전략 및 다양한 테마중심의 관광상품을 개발해 고부가가치 중심의 관광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도 제주관광은 교통비 등으로 다른 지역 국내관광상품과 비교에 고가이기 때문에 관광객의 소비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경제상황에 상관없이 관광을 즐길 수 있는 고소득층을 겨냥한 전략수립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제주관광정책이 앞으로 '몇 명을 유치하는가'에서 '관광객 1명당 얼마나 벌 수 있나'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오영훈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 의원도 "제주관광정책이 양적위주로 흐르면서 개별관광객과 고부가가치 관광객을 위한 유치시스템과 기반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제 600만명 이상을 유치, 양적으로 충족된 만큼 앞으로 고품질·고부가가치 중심의 정책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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