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포커스> 제주Utd, 도민구단으로 거듭날 수 없나

국내 15개 팀중 14위·시즌 최하위 관중수 등 ‘초라한’기록
지역 구단 이미지 부각시킬 밀착형 전략으로 돌파 주문

지난 2006년 제주에 둥지를 튼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제주유나이티드FC의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제주도민이 국내 15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적은 수를 기록했다. 반면 신생팀인 강원FC와 K-리그 우승을 차지한 전북현대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선보여 관중 동원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따라 제주유나이티드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멋진 경기를 도민에게 보여주고, 다양한 관중 동원 마케팅을 실시해 명실공히 제주도민의 구단으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즌 최하위 관중수 기록
지난 2006년 제주에 사상 첫 프로구단 유치라는 기대속에 제주유나이티드 개막전은 4만명에 육박하는 서포터즈, 홈 경기 관중객 3만2000여명, 자원봉사자 800여명 등이 밑거름이 돼 개막 경기를 성황리에 치러냈다.
이는 제주를 연고로 한 프로축구단의 첫 홈경기를 보게 됐다는 도민들의 기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전문가들은 도민들이 경기장에서 열정을 쏟아내는 축구 마인드를 갖추는 것이 제주유나이티드의 조기 정착과 축구 메카 도시 조성의 지름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제주 유일의 프로구단인 제주유나이티드는 지난 2006년 제주에서 첫 홈경기를 치른 이후 매년 6강 플레이오프 진출 등 상위권 진출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올해도 7승 7무 14패란 초라한 성적으로 국내 15개 구단 가운데 14위에 머무르는 등 성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유나이티드를 응원하는 도민들의 열정도 점차 식어가고 있다.

제주유나이티드는 올해 11만3070명(17경기)의 관중수를 기록하며 평균 6651명으로 15개 구단 중 최하위인 15위에 머물렀다. 올 시즌 성적 15위를 기록한 대구FC의 경기당 평균 관중은 7392명으로 제주와 비슷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반면 올 시즌 우승한 전북현대의 경기당 평균 관중은 1만5797명으로,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 구단인 수원삼성(1만8174명)과 FC서울(1만5919명)과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전북현대의 홈 관중수는 이번 우승으로 지난해보다 11% 증가했고, 지난해 1위에서 10위로 추락한 수원삼성의 홈 관중수는 22% 줄어들었다.

홈에서 이기는 경기만이 도민들의 시선을 붙잡을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홈경기에서 이기는 것이 도민들을 경기장으로 발길을 옮기게 하는 것이다.

△서포터즈 활용 등 지역밀착형 마케팅 필요
K-리그 2009 시즌 우승팀 전북현대는 지난 1일부터 2010년 시즌연간회원가입을 시작했다. 챔피언결정전 1차전이 열린 지난 1일 하루에 500여명이 연간회원에 가입했고, 창단 첫 우승을 결정지은 지난 6일에는 1000여명의 팬이 가입했다.

이에따라 전북현대는 내년 시즌 창단 첫 연간회원 1만명 가입을 목표로 하는 등 연간회원 확보에 발벗고 나섰다.

특히 올시즌 7승7무14패로 골득실에서 제주보다 한 계단 위인 13위를 차지한 신생팀 강원FC의 평균 관중수는 1만3309명으로, 우승을 거머쥔 전북 현대 관중수와 맞먹고 있다.

이 처럼 강원FC가 관중동원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공식 서포터즈의 역할이 큰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20일 현재 홈페이지 가입 기준으로 7883명의 회원이 강원FC서포터즈로 활동하고 있다.

프로축구단 공식 서포터즈는 경기장 밖에서 선수들과 같이 호흡하는 12번째 선수로, 승리를 위해 열정을 쏟는다. 강원 서포터즈는 평균 300~400명이 경기장을 찾아 대형 현수막과 북, 깃발 등을 이용해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전주, 부산, 대구, 제주까지 비행기를 타고 원정응원을 보내며 강원FC를 응원했다.

하지만 제주유나이티드 공식 서포터즈는 20일 현재 홈페이지 가입 기준으로 269명이 활동, 강원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제주 특성상 다른 지역보다 인구가 적고, 관람보다는 조기 축구회 등을 통해 직접 축구를 즐기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따라 제주유나이티드는 서포터즈석 무료개방을 통한 응원문화의 활성화와 제주유나이티드 소속 코칭 스텝과 조기 축구회 등의 친선 경기 등 지여길착형 마케팅을 통해 도민들이 제주유나이티드를 SK구단이 아닌, 제주의 구단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윤주형 기자 yjh153@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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