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현장] 이주민과 함께 하는 송년 한마음 축제

   
 
  ▲ 2009 이주민과 함께하는 송년 한마음 축제가 27일 제주시 시민회관에서 열린 가운데 행사에 참여한 이주민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조성익 기자  
 
“피부색과 얼굴 생김새는 달라도 우리는 한가족입니다”

27일 오후 제주시민회관에 이주민 가족 500여명이 모여들었다.

제주이주민센터가 주최한 ‘2009 이주민과 함께 하는 송년 한마음 축제’가 열리는 자리다.

피부색과 외모는 달랐지만 가족과 손을 잡고 축제장을 찾은 결혼이주여성과 이주노동자의 얼굴에선 따뜻한 가족사랑을 엿볼 수 있었다.

비록 낯선 문화에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제주문화에 적응해 살아가는 이주민들은 이제 어엿한 제주인이다.

그만큼 이날 축제는 이주민들에게는 뜻깊은 자리다.

수개월간 준비한 한국어 실력과 공연을 가족들에게 선보이며 제주인으로 자리잡은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다.

언어발달 방문교육 사례발표를 하는 아들과 함께 축제장을 찾은 필리핀 출신 조이스씨(39)는 “결혼한 지 10년이 되다보니 제주의 삶이 고향처럼 편하게 느껴진다”며 “3명의 아들과 딸을 낳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필리핀 자조모임 회장을 맡고 있다는 조이스씨는 “필리핀 출신 결혼이주여성들과 1년에 4∼5차례 만나면서 살아가는 얘기를 나누고 있다”며 “제주에 정착하고 아기를 잘 키울 수 있는 방법을 말하다보면 삶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결혼 3년차인 캄보디아 출신 운유리씨(26)는 “결혼을 하고 제주에 왔을 때 가장 힘들었던 것이 낯선 제주문화에 적응하는 일이었다”며 “지금도 차례나 제사를 지내는 일이 힘들긴 하지만 열심히 공부하면서 잘 적응해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축제에서는 자국의 문화를 선보이는 이주민들의 공연도 무대에 올랐다.

이주민들은 베트남 부채춤과 필리핀 노래, 중국 마술공연 등 자국의 문화와 제주의 문화가 어루러지는 무대를 지켜보면서 힘들었던 지난 한해를 털어 버리고 희망찬 새해를 기원했다.

그리고 이주민들은 편견 없는 사회와 앞으로 제주에 정착할 이주민들이 더 이상 소외당하지 않는 세상을 소망했다.

김정우 제주이주민센터장은 “도내에는 6000여명의 이주민들이 결혼이민자와 이주노동자, 유학생 등의 신분으로 거주하면서 언어와 문화가 다른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신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서로 사랑을 나누고 새해에도 모두가 힘차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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