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포커스> ‘동네잔치’ 전락한 제주 축제 대책은 없나

   
 
  문화체육관광부가 예산을 지원하는 올해 문화관광축제에 제주에서 유일하게 선정된 정월대보름들불축제  
 
   도내 축제가 '우수' 축제 이상 등급에 단 한번도 선정되지 못하면서 혈세를 낭비하는 '동네잔치'로 전락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도내 축제를 구조조정하고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문화관광축제 이름올린 축제는 단1개 

 문화관광체육부에 따르면 올해 문광부가 예산을 지원하는 '문화관광축제'에 선정된 도내 축제는 단1개에 불과하다. 

 제주도는 지난해 문광부에 정월대보름들불축제·서귀포칠십리축제·최남단방어축제·제주마축제·입춘굿놀이 등 5개 축제를 문화관광축제로 추천했으나 정월대보름들불축제만이 유망축제로 선정되는 데 그쳤다. 지난해 '문화관광축제' 선정됐던 서귀포칠십리축제(유망)와 최남단방어축제(예비)는 탈락했다.

 더구나 도내 축제는 지난 1995년부터 실시된 문화관광축제 평가에서 우수축제 이상의 등급을 단 한번도 받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가 도내 축제에 매년 20억원 가량을 지원하고 있지만 그에 걸맞는 성적은 거두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도내 축제 외부평가 초라

 문광부는 지난해 발표한 '2008 문화관광축제 종합보고서' 통해 도내 축제는 프로그램이 축제의 주제와 동떨어지게 진행되고 있으며, 외국인 수용태세가 부족하다는 점 등을 개선사항으로 꼽았다.

 2년 연속 유망축제로 선정된 정월대보름들불축제의 경우 태권무공연이나 민요한마당, 청소년한마당 축제, 재즈중창공연 등 축제의 주제를 부각시키는데 상관 없는 프로그램이 편성됐다고 평가하면서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오히려 축제에 대한 기대감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문광부는 목축문화와 제주의 특성을 반영한 프로그램 및 관광객들이 실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문광부는 서귀포 칠십리축제에 대해 상인들의 지나친 상행위가 축제이미지를 떨어뜨리고 있으며, 외국어 통역서비스 또한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최남단 방어축제도 마찬가지로 외국어 안내책자 구비가 미비한 점, 부실한 전시체험관 운영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 대표축제 육성해야

 전문가들은 도내 축제가 매력과 차별성 없이 지역분배 차원에서 30여개의 축제가 난립하고 있다는 점이 '집중적 육성'을 저해하는 요소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전액 도 예산으로 지원되는 왕벚꽃축제·억새꽃축제 등 유사축제의 경우 통폐합 등을 통한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축제육성위원회(위원장 김동전·이하 축제육성위)가 제주를 대표하는 축제 발굴에 나서기로해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축제육성위는 이달말 태스크포스팀 구성을 시작으로 내년 6월까지 대표축제 후보군을 발굴할 예정이다.

 육성위에 따르면 대표축제 후보군 발굴 방안은 △기존축제들 중 개선과 육성을 통해 대표축제화하는 방안 △제주문화의 특성 등이 반영된 새로운 축제를 기획하는 방안 등 2가지안을 놓고 검토중 인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전 도 축제육성위원회 위원장은 "축제가 제주 고유의 문화란 점에서 무조건 통폐합은 할 수 없다"고 전제한 뒤 "일부 축제 조직위의 구성인원이 해가 지나면 다시 바뀌는 등 도내 축제가 연속성과 구체적 계획없이 치러지 것을 비롯해 각 마을 축제가 예산을 배정받기 위한 '장치'로 작용하면서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도내 축제가 마을잔치에서 벗어나 제주 대표관광 자원으로 발돋움 하기 위해서는 도의 적극적인 육성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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