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랭킹 1위 예니 볼프를 0.05초로 제쳐…'한국 女스피드스케이팅 신기원'

   
 
   
 
또 다른 역사다. 이번에는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상화(21)가 만든 쾌거다.

21살의 모태범에 이어 동갑내기 여자 선수 이상화가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이상화는 17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리치몬드 올림픽 오발 경기장에서 진행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경기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76초09로 1위에 등극했다. 1차 레이스에서 38초249로 1위에 올랐던 이상화는 2차 레이스에서 37초850을 기록, 세계 랭킹 1위이자 세계 기록을 가지고 있는 최강자 예니 볼프(독일)를 0.05초(76초14)차로 제친 당당한 금빛 질주다.

이로써 이상화는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의 신기원을 세웠다. 한국 여자 선수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낸 것은 사상 최초의 일이다. 남자 선수의 경우 금메달은 전날 모태범이 최초였지만 1992년 알베르빌의 김윤만, 2006 토리노의 이강석등 근근히 명맥은 이어져 오고 있었다. 하지만 여자부에서는 이상화의 금메달이 최초다.

올림픽을 앞두고 이상화의 메달 가능성은 높게 점쳐지고 있었다. 하지만 금메달까지는 2%가 부족하다는 평가였다. 독일의 예니 볼프는 이번 시즌 37초00, 중국의 왕 베이싱은 37초02를 기록하며 역대 기록 1,2위를 갈아치웠다. 이상화의 최고 기록은 이에 조금 못 미치는 37초24였다.

그러나 이상화를 꾸준히 지켜본 한국 빙속 코칭스태프들만은 달랐다. 이미 한국에서는 함께 경쟁할 여자 선수가 없을 정도로 정상의 기량에 올라 있었던 이상화는 이규혁, 이강석, 모태범등 남자 선수들과 훈련을 진행했다. 남자 선수와 레이스를 펼쳐도 크게 뒤쳐지지 않을 정도로 매서운 기세를 올리던 이상화를 두고 코치진들은 "어쩌면 이번 올림픽에서 이규혁, 이강석보다도 이상화가 금메달을 딸지도 모르겠다"고 조심스레 관측했다.

이상화의 올림픽 출전은 이번이 두번째. 이상화는 4년전인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500m에서 1,2차 레이스 합산 77초04초로 5위에 머물렀다. 당시 눈물을 보이며 아쉬움을 드러냈던 이상화는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는 "메달 욕심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최대한 욕심을 버리고 내 자신의 레이스를 펼치도록 노력하겠다'며 마음을 다져왔다.

"남자 선수들이 워낙 잘해주니 메달에 대한 압박감이 없다"던 이상화는 결국 육상으로 따지면 100m 금메달에 해당하는 놀라운 일을 만들어냈다. 빙판에서는 그녀가 가장 빠르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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