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 입학 앞둔 빈곤가정 학생 330명 달해
교복·참고서 구입비용 부담에 시름...관심 절실

새학기를 앞두고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빈곤가정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교복과 참고서 등 입학에 소요되는 비용이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슬기양(16·가명)은 가정위탁세대 아동이다.

슬기양은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이모,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이모부와 함께 서귀포시 지역에서 살고 있다.

과수원 창고를 개조한 집에서 살고 있는 슬기양은 7년전 부모의 가출로 오빠와 단둘이 지내다가 이모와 함께 살게 됐다.

하지만 이들의 수입은 월 80만원에 불과,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이모부는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모가 남의 밭일을 도와주며 벌어들이는 것이 유일한 수입원이다.

때문에 슬기양의 고등학교 입학에 필요한 교복과 참고서 등 물품을 마련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교복과 참고서 등의 물품을 구입하는 비용이 이모가 벌어들이는 한달 수입의 절반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교복과 참고서, 학용품, 가방, 신발 등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50만원 정도가 소요되는 게 현실이다.

지난해 아동복지전문기관 어린이재단이 전국 빈곤가정 아동 5만846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근황조사에서도 월 소득 50만원 미만인 가정에 생활하는 아동이 1만9311명에 달했고, 소득이 전혀 없는 빈곤가정 아동은 555명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중 올해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동은 8518명으로 파악됐는데, 제주지역에서도 빈곤가정 아동 330명이 올해 중·고교에 입학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고교에 입학하는 빈곤가정 아동을 돕기 위한 온정의 손길이 끊기면서 자녀를 둔 빈곤가정마다 깊은 시름에 빠져들고 있다.

어린이재단 제주지역본부가 지난 1일부터 중·고교에 입학하는 빈곤가정 아동에게 교복과 교재, 학용품 등을 지원하는 ‘희망날개’캠페인에 나섰지만 지금까지 후원자가 아무도 없는 실정이다.

어린이재단 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희망날개 캠페인에 앞서 도내 100개 기관·단체에 협조공문을 보냈지만 캠페인에 동참하는 기관·단체가 1곳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빈곤가정 아동들이 중·고교에 정상적으로 입학하기 위해서는 주위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후원문의 753-3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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