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현장] 청소년 곶자왈 한울타라리 겨울생태학교
곶자왈 등 현장탐방하며 자연의 소중함 일깨워

▲ 온현장-곶자왈생태체험학교                                                   조성익 기자

"추울때 사람들은 몸을 웅크리죠? 나무도 그래요. 나무는 추운 겨울이 오면 꽃을 피우지 않고 겨울눈으로 봄에 잎과 꽃이 나올 수 있도록 새싹을 잔뜩 감싸고 있답니다"

㈔곶자왈사람들의 안미영 강사가 나무를 가리키며 겨울눈에 대해 친절히 설명하기 시작하자 어느덧 그녀의 주위로 30여명의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아이들은 추운 날씨에도 아랑곶하지 않고 그저 자연의 신기함에 똘망똘망한 눈망울을 빛낼뿐이다.

20일 ㈔곶자왈사람들(상임대표 송시태)과 제주이어도지역자활센터(관장 김호철)가 공동주최하는 '2010 청소년 곶자왈 한울타리 겨울생태학교'의 마지막 프로그램이 도내 초등학생 33명이 참여한 가운데 제주한라수목원에서 열렸다.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총4일간 운영된 겨울생태학교는 곶자왈, 오름 등 제주가 살아숨쉬는 현장을 탐방하며 도내 청소년들에게 자연의 소중함과 신기함을 일깨워줬다.

겨울생태학교의 '야생동물 흔적 찾아기보기',  '숲의 순환구조', '소똥으로 고구마 구워먹기', '숲에서 보물찾기' 등 학교에서는 미처 접해지 못했던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시켰다.

이날도 참가자들은 저마다 준비해온 공책에 갖가지 나무 이름, 나무에 얽힌 이야기 등을 적어가며 열성을 보인다.

겨울생태학교 강사들이 아이들에게 나뭇가지를 건네자 자신의 코에 갖다대며 냄새를 맡아보는 아이, 손으로 오돌토돌한 표면을 쓰다듬어 보는 아이, 뚫어져라 생김새를 관찰하는 아이 등 반응도 각양각색이다.

가장 재밌는 프로그램이 뭐였나는 질문에 아이들은 하나 같이 '소똥으로 고구마 구워먹기'를 꼽는다.

김예림 어린이(12·남원초6)는 "처음에는 소똥에서 냄새가 날줄 알았는데 맡아보니 오히려 냄새가 고소했어요"라며 "소똥으로 구운 고구마는 정말 너무 맛있었요"라고 말했다.

겨울생태학교의 가장 큰 수확이 있다면 아이들이 '자연의 소중함'에 대해 서서히 눈을 뜨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김나연 어린이(9·노형초3)는 "나뭇가지를 꺽고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면 자연이 아파해요"라며 "학교에 돌아가서 쓰레기를 버리는 친구들을 보면 버리지 말라고 타이를거에요"라고 당차게 말한다.

강태유 ㈔곶자왈사람들 교육팀장은 "이번 겨울생태학교 운영 아이들이 자연에 대한 기존의 인식이 확 바뀌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만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과 같이 살아가야 하는 이유, 사소한 관심이라도 더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생태학교는 지난 2007년부터 매년 여름과 겨울, 년 2회씩 진행되고 있다.
이상민 기자 lsm8251@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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