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농아복지관, 제1회 가온누리장애인예술제

▲ 22일 한라아트홀에서 열린 제1회 가온누리장애인예술제에서 장애인 8명으로 구성된 라온제나 밴드가 공연을 하고 있다. /조성익 기자
“손짓으로 장애의 벽을 허물고 세상과의 소통을 꿈꾼다”

22일 저녁 제주한라아트홀 대극장에서 열린 제1회 가온누리장애인예술제. 도내 중증청각언어장애인들로 구성된 제주도농아복지관 가온누리장애인예술단의 첫 무대다.

가온누리장애인예술단은 연극동아리인 ‘극단청강’과 악기를 연주하는 ‘라온제나 밴드’가 통합되면서 만들어진 팀이다.

안언숙·최제윤·김은정·홍금희·백지수·김영순·심선희·김정숙씨 등 장애인 8명으로 구성된 라온제나 밴드가 이날 준비한 공연은 ‘여행을 떠나요’와 ‘사랑으로’ 등 대중가요 4곡이다.

극단청강은 강순복·고명순·오두유·강선길·원종화씨 등 장애인 5명의 수화로 연극공연 ‘마지막 잎새’를 무대에 올렸다.

사실 이날 예술제가 성사되기까지 단원들은 적잖은 시련과 좌절을 맛봐야 했다.

제주도농아복지관은 지난 2007년 중증청각언어장애인을 문화예술인으로 양성하기 위해 ‘손소리 빛 연주단’을 창단했는데, 가온누리장애인예술단으로 명칭이 변경된 시기는 지난 1월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 악기와 전문지도인력 부족으로 예술단 운영이 중단되는 상황이 빚어졌다.

게다가 예술단을 향하는 주위의 곱지 않은 시선이 단원들의 의욕을 떨어뜨리기도 했다.

하지만 예술단을 끝까지 지키려는 단원들의 열정이 점차 빛을 보기 시작, 예술단 참여를 희망하는 장애인들도 늘어났다.

손짓으로 문화예술을 표현하는 세상과의 소통을 통해 장애의 벽을 허물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잎새’ 주인공을 맡은 극단청강 단원 강순복씨는 “장애로 인해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를 갖지 못했는데, 비장애인처럼 문화예술을 즐기고 싶은 마음에 예술단에 참여하게 됐다”며 수화를 통해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강씨는 “그동안 장애인이라서 공연을 못할 것이라는 말을 자주 전해들었다”며 “하지만 온갖 어려움을 딛고 땀흘려 준비한 공연을 선보인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현선미 제주도농아복지관 기획총무팀장은 “이번 예술제는 중증청각언어장애인들도 음악을 느끼고 연주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마련됐다”며 “장애인들이 문화예술 분야에서 전문가로 활동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가온누리장애인예술단은 앞으로 도내 공연은 물론 전국을 무대로 공연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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