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m 세번째 출전 만에 위업…'5천m 1위' 스밴 크라머는 막판 실격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에 혜성같이 나타난 이승훈(22)이 10,000m 경기에서 올림픽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승훈은 24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리치먼드 올림픽 오발 경기장에서 진행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0m 경기에서 12분58초55로 올림픽 기록을 경신했다. 기존 기록은 2002 솔트레이크 시티 올림픽에서 나온 12분58초92다.

특히 극적이었던 것은 이승훈보다 약 4초정도 빨리 들어왔던 세계 기록 보유자 스벤 크라머(네덜란드)가 실격되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기 때문. 5,000m에서 이승훈을 꺾고 금메달을 따냈던 크라머는 10,000m에서도 놀라운 스피드를 보였지만 인코스를 2번타는 '라인 바이얼레이션'을 범하며 실격됐다.

리치먼드 올림픽 오발 경기장의 빙질은 최악의 상태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경기장에서 올림픽 기록을 세웠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번 올림픽이 이승훈에게는 10,000m 출전 3번째 경험이라는 사실이다. 지난해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이승훈은 올림픽 직전까지 단 두 번의 10,000m 레이스를 펼쳤다.

첫 출전은 지난해 말 열린 제64회 전국남녀종합선수권이었고 당시 이승훈의 기록은 14분01초64초로 대회 신기록이었다. 두번째 출전은 지난달 일본에서 진행된 아시아선수권이었다. 당시 이승훈은 13분21초04로 아시아 신기록을 수립한 바 있다.

매 대회마다 신기록을 경신하는 선수이긴 하지만 3번째 대회에서 올림픽 기록을 수립한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 이승훈은 함께 레이스를 펼친 반 데 키에프트를 처음부터 월등히 앞서며 독주하더니 피니시라인 직전에는 한바퀴 넘게 따돌리는 놀라운 레이스를 보였다.

이미 50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 이승훈은 이로서 아시아 선수 최초의 금메달리스트가 되며 역사가 됐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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