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왕’ 김연아(20·고려대)의 시선은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김연아는 26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콜리세움에서 생애 첫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제 모든 팬들의 눈은 그녀의 진로에 쏠리고 있다.

이번 대회를 한 달여 앞두고 프로전향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당시에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판단을 올림픽 이후로 보류한 것이었다.

완전 부정하지 않았던 ‘은퇴설’

김연아의 프로전향 가능성은 지난달 20일 제기됐다. 한 언론은 “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3월)를 마지막으로 프로에 입문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프로전향은 국가대표 은퇴를 의미한다. 가슴에서 태극마크를 떼고 수익을 좇는 엔터테이너가 되겠다는 것이다. 프로에 입문한 피겨스케이팅 선수들 대부분은 국제대회 출전을 포기하고 아이스쇼와 광고활동 등 수익사업에 치중하고 있다.

보도가 나오자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는 곧바로 해명자료를 각 언론사에 배포했다. 구동회 IB스포츠 부사장은 ‘동계올림픽 결과에 따라 은퇴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고 언급했을 뿐 진로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박하는 듯 보이지만 프로전향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김연아도 당시 이 문제를 놓고 심사숙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올림픽 금메달을 수확한 만큼 분명한 선택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모든 왕관을 차지한 김연아, 선택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과 세계선수권, 4대륙선수권에서 모두 정상을 경험했던 김연아는 동계올림픽까지 석권하며 피겨스케이팅 선수로서 모든 업적을 달성했다.

프로에 입문할 것인지 아마추어로 남아 국제대회에 계속 도전할 것인지의 갈림길에 놓였다. 프로에 입문해도 아쉬울 것은 없다. 타라 리핀스키(28)와 사라 휴즈(25·이상 미국) 등도 어린 나이에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한 뒤 프로로 돌아섰다.

아마추어를 유지한다면 직접 작성한 세계 최고점 재경신과 차기 올림픽 재도전, 지도자 수순 등 경기인의 길을 걸을 수 있다. 부를 쌓기는 어려워도 명성을 이어갈 수 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심판으로 참여한 이지희 ISU 공인심판은 프로전향 가능성이 제기됐던 지난달 전화통화에서 “김연아의 현재 기량으로 볼 때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까지 꾸준하게 선수로 활동한다면 두 개의 금메달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프로에 잠시 발을 담근 뒤 올림픽 금메달 재도전을 위해 중도 복귀할 가능성은 미미하다. 여자 선수의 전성기가 20대 초반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2014년에는 어린 경쟁자들의 도전을 넘어서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오랜 기간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탓에 기량저하도 피할 수 없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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