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때 처음 스케이트 부츠를 신으면서 가슴 속 깊이 간직해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꿈을 마침내 달성한 김연아(20.고려대)의 솔직한 속마음은 어떤 것일까. 이에 대한 대답은 간단했다.

"걱정 없이 살 수 있다는 게 행복해요". 하지만 이 답변 속에는 그동안 올림픽을 앞두고 가슴 졸이며 살아야 했던 수많은 나날이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대에서 눈물을 흘린 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은 김연아는 27일(한국시간) 오전부터 밴쿠버 시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캐나다 CTV를 비롯해 각종 해외 방송사 및 내외신 기자단과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올림픽 챔피언'의 소감을 전하는 데 분주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올림픽을 끝낸 김연아의 첫 느낌은 '홀가분함'이다. 김연아는 "어릴 때부터 올림픽을 향해 달려왔다. 그 목표가 어제 끝나서 속이 시원하다"라며 "선수 생활을 하면서 최고의 연기를 올림픽에서 보여준 것과 시니어 데뷔 이후 처음으로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동시에 '클린 연기'를 한 게 기쁘다"라고 밝게 웃었다.

김연아는 이어 "어젯밤에 모든 일정이 끝나고 호텔로 돌아가 부모님과 코치, 에이전트 모두 모여서 웃고 떠들었다. 서로 축하하면서 시간을 보냈다"라고 덧붙였다.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올림픽 챔피언의 자리에 오른 김연아는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을까. 이에 대해 김연아는 "그동안 머릿속으로 '올림픽이라는 게 없이 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었다"라며 "사소한 것들이지만 정말 하고 싶은 게 많았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그는 이어 "선수로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아직 올림픽 챔피언이 된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라며 "실감이 날 때까지 실컷 즐기겠다"라고 덧붙였다.

김연아는 그러나 "올림픽을 한 번만 치르는 것도 지치고 힘든데 카타리나 비트(독일)는 어떻게 올림픽을 2연패 했었는지 믿기지 않는다"라며 "솔직히 지금까지 내가 이룬 성과만 생각해도 스스로 대단하다고 본다. 앞으로의 일은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라고 강조했다.

금메달을 호텔 방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모셔 놓고' 잠에 들었다는 김연아는 "솔직히 어제와 오늘 달라진 게 별로 없다. 대회 전부터 '김연아는 금메달 딴다'라고많이 얘기들 해줘서 나 스스로 많이 다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큰 차이가 없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특히 중압감을 이겨낸 원동력에 대해서 "올림픽을 준비하고 치르는 동안 부담감이나 긴장감이 별로 없이 심리적으로 안정됐었다. 그만큼 준비가 잘 돼 있다는 확신과 믿음이 있었던 것 같다"라며 "아무리 그래도 나 역시 사람이라 긴장하고 불안할 수도 있었을 텐데 왜 그렇게 마음이 편했는지 궁금하다"라고 설명했다.

김연아는 앞으로 일정에 대해서도 "이번 시즌이 아직 끝나지 않아 새 시즌 프로그램 준비에 생각을 돌릴 틈이 없었다"라며 "아직 스케이팅할 시간도 많은 만큼 다양한 프로그램을 해볼 기회도 충분하다. 점프 구성은 지금이 최고인 만큼 큰 변화를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컷뉴스>

한편 김연아는 3월 2일 한국에 도착해 1박2일 동안 머문 이후 3월 3일 캐나다 토론토로 떠나 훈련을 재개하고 나서 2010 세계피겨선수권대회(3월22-28일, 이탈리아 토리노) 2연패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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