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빙상코리아'의 면모를 세계속에 심었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진행된 17일간의 축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1일(한국시간)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개막식이 열리기도 전 그루지아 루지 선수의 사망 사고가 발생하는 등, 미숙한 경기 운영으로 온갖 잡음이 끊이지 않은 올림픽이었지만 한국으로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올림픽이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은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로 종합 5위를 차지했다. 1위는 개최국 캐나다로 금메달 14개, 은메달7개, 동메달 5개를 수확했다. 뒤를 이어 독일, 미국, 노르웨이 그리고 한국이다.

이번 대회 성적은 한국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기 시작한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 이후 여러모로 사상 최고의 성적이다. 금메달 6개는 지난 2006 토리노 올림픽과 같지만 당시에는 은3개, 동2개로 이번 올림픽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이 수확한 메달이 빙상 종목 전반에 고루 분포되어 있다는 점이다. 역대 올림픽에서 가져온 총 31개의 메달중 29개가 쇼트트랙에 편중되어 있을 정도로 한국은 동계스포츠에 있어 '쇼트트랙 코리아'의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은 한국 빙상 100년사에 한 획을 그을 만한 대 사건이 연달아 터져나왔다. 과거 올림픽을 휩쓸었던 쇼트트랙의 경우 다소 전력이 약화된 모습을 보였지만 단 한개의 금메달도 없었던 스피드 스케이팅과 피겨 스케이팅에서 차고 넘치도록 채워주었다.

이승훈은 아시아 장거리 역사상 최초의 메달을 단박에 두개(10,000m 금, 5,000m 은)나 수확했고 모태범, 이상화도 금메달 한개씩을 보탰다. 줄곧 우승후보로 꼽혀온 김연아 역시 믿음 그대로 세계 신기록인 228.56점을 세우며 금메달을 차지, 밴쿠버의 여왕으로 자리잡았다.

물론 아쉬움도 남는다. 얼음판이 아닌 눈위에서 하는 종목에서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2018년 평창의 동계올림픽을 노리고 있는 만큼 설원종목의 중장기적인 비전 제시와 유망주 발굴에 과제를 남겼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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