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브리지스 산드라 블록, 생애 첫 남녀주연상

'장미의 전쟁'으로 불리며 전세계 영화인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던 올 아카데미의 최종 승자는 '허트 로커'에게 돌아갔다.

7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LA 코닥극장에서 열린 제8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전 부인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의 '허트 로커'가 작품상, 감독상, 음향상, 음향편집상, 편집상, 각본상 등 6관왕을 차지하며 아카데미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올해 아카데미 최다관왕의 영예는 당연했다. 특히 캐서린 비글로우는 보수적인 성향의 82년 아카데미 역사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첫 번째 여성 감독으로 등극했다. 또 골든 글로브에서 '아바타'에게 작품상, 감독상을 내줬던 아쉬움도 말끔히 씻어냈다.

'허트 로커'는 이라크전에서 폭탄물을 처리하는 한 미군 병사를 통해 전쟁에 의해 상처받은 인간을 그리고 있는 작품. 아카데미를 앞두고 영화 내용의 사실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으며, 제작자인 니콜라스 카르띠에가 아카데미 시상식 참석금지 조치를 당한데 이어 작가 마크 볼이 피소되는 등 갖가지 구설수에 시달렸다.

'타이타닉'으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뒤 "나는 세상의 왕이다"라고 외쳤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수상 소감을 다시 들을 기회는 없었다. 전세계 흥행 기록을 죄다 갈아치운 '아바타'는 주요부문 수상은 단 하나도 없었고, '영상혁명'을 보여줬다는 평가 답게 시각효과상을 비롯해 미술상, 촬영상 등 3개 부문 수상에 머물렀다.

남여주연상을 수상한 '크레이지 하트'의 제프 브리지스와 '블라인드 사이드'의 산드라 블록은 둘 다 모두 생애 첫 영광을 안았다. 또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바스터즈:거친녀석들'의 크리스토프 왈츠는 남우조연상을 수상했고, 오프라 윈프리가 제작해 화제를 모은 '프레셔스'(Precious: Based on the Novel 'Push' by Sapphire)의 모니키는 여우조연상을 품에 안았다.

외국어 영화상은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하얀 리본',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예언자', 올 베를린영화제 금곰상을 수상한 '슬픈 모유' 등 강력한 후보작들을 제치고 아르헨티나의 'The Secret in Their Eyes'가 차지했다.

<다음은 제82회 아카데미 각 부문별 수상자(작)>

▲작품상-허트 로커, ▲감독상-캐서린 비글로우(허트 로커), ▲남우주연상-제프 브리지스(크레이지 하트), ▲여우주연상-산드라 블록(블라인드 사이드), ▲남우조연상-크리스토프 왈츠(바스터즈:거친녀석들), ▲여우조연상-모니크(프레셔스), ▲미술상-아바타, ▲의상상-영 빅토리아, ▲음향편집상-허트 로커, ▲음향상-허트 로커, ▲촬영상-아바타, ▲시각효과상-아바타, ▲편집상-허트 로커, ▲주제가상-The Weary Kind(크레이지 하트), ▲음악상(작곡상)-업, ▲각본상-허트 로커, ▲각색상-프레셔스, ▲분장상-스타 트렉, ▲장편 애니메이션상-업, ▲단편 애니메이션상-로고라마(Logorama), ▲다큐멘터리상-더 코브:슬픈 돌고래의 진실(The Cove), ▲단편 다큐멘터리상-뮤직 바이 플루던스(Music by Prudence), ▲단편 영화상-더 뉴 테넌츠(The New Tenants), ▲외국어 영화상-The Secret in Their Eyes(아르헨티나)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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