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close

제민일보

사이드바 열기
HOME 문화생활 곶자왈 아이들의 민다나오 평화여행
불편함과 환경예술이 소통하는 곳곶자왈 아이들의 민다나오 평화여행 ⑤
까미귄과 에니그마타 트리하우스
제민일보
입력 2010-03-22 (월) 17:09:34 | 승인 2010-03-22 (월) 17:09:34


# 민다나오의 우도, 까미귄 섬

섬 속의 섬. 제주도에 우도가 있다면 민다나오에는 까미귄이 있다. 길이 33㎞, 너비 14㎞에 지나지 않는 작은 화산섬, 까미귄은 민다나오 북동쪽 바다에 자리 잡고 있다. 가는 길이 멀고 복잡해서, 무엇보다 이 섬이 여전히 여행위험지역으로 이야기되는 민다나오에 속해있기 때문에 세부나 보라카이 같은 유명 관광지보다는 사람들이 덜 찾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까미귄은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화이트 아일랜드와 만티게 아일랜드 같은 산호 비치가 있고, 히복히복, 맘바자오처럼 여전히 활동하고 있는 6개의 화산이 있다.
산호 숲과 갖가지 모양과 색깔을 띤 물고기 떼, 자이언트 조개가 서식하고 있는 맑고 아름답고 풍요로운 바다가 있다. 화산활동의 영향으로 섬 곳곳에 온천이 자리 잡고 있고, 아름다운 폭포들도 있다. 누군가 까미귄을 ‘필리핀의 숨겨진 비경’이라고 이야기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까미귄의 인구는 7만 명이고, 한 해에 25만 명 정도의 관광객들이 찾는다고 한다.

# 생태 게스트하우스, 에니그마타 트리하우스

   
 
   
 
까미귄에는 2006년 ‘호스텔월드닷컴’과 ‘리더포스터’가 선정한 세계의 10대 생태적 게스트하우스에 이름이 오른 에니그마타 트리하우스가 있다. 트리하우스 마당에 들어서면 한 가운데에 하늘을 찌를 듯 커다란 나무가 서있고 그 나무에 의지해 세워진 4층짜리 나무 집이 있다. 그 나무 집이 바로 여행자들의 숙소(게스트 하우스)이다.

그런데 이곳에는 에어컨이나 선풍기, 냉장고와 텔레비전을 찾아볼 수 없다. 식사도 햄버거나 스파게티 같은 낯익은 음식은 찾아보기 어렵고 술이나 탄산음료 따위도 팔지 않는다. 까미귄에서 나는 생선과 채소를 이용한 요리와 제철 과일로 만든 음료수가 전부이다. 한국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세부나 보라카이 같은 유명 관광지의 시설에 견주면 턱없이 불편한 곳이다. 하지만 그런 불편함을 즐길 수 있는 여행자, 아니 조금이라도 견딜 수 있는 여행자라면 이곳은 아마 최고의 게스트 하우스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트리하우스 맨 위에 층에 올라가면 앞으로는 까미귄의 아름다운 바다가 보이고 뒤로는 우뚝한 산이 보인다. 풍경도 아름답지만 나뭇잎 사이로 살랑거리는 바람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 예술가들과 아이들이 빚어낸 예술의 집

무엇보다 트리하우스는 여행자를 위한 숙소일 뿐만 아니라 민다나오 예술가들의 네트워크, 에니그마타 크리에이티브 써클의 예술혼이 깃든 미술관이자 예술의 집이다.

식당과 카페의 바닥부터 화장실의 벽, 건물의 층계까지 건물 여기저기와 건물 둘레 정원에는 예술가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예술가들의 작품만 있는 게 아니다. 건물 곳곳에는 지역의 아이들과 함께 한 환경예술 프로젝트의 결과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아이들은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술병과 비닐봉지를 비롯한 쓰레기들을 모아서 자기만의 작품을 만들었다. 버려진 천, 다 쓴 전구, 바닷가의 조개껍질, 병뚜껑, 어느 것이나 아이들은 작품의 재료로 이용했고 악기로 만들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아이들은 섬의 환경을 지키고 잠재해 있던 감수성과 예술성을 드러내게 된 것이다. 명상을 위한 미로 정원, 스스로의 배움을 위한 ‘병으로 만든 집’, 만남과 소통을 위한 작은 트리하우스, 병뚜껑으로 만든 벽화와 버려진 병으로 꾸민 작은 카페와 도서관. 트리하우스의 모든 공간들이 이렇듯 민다나오 예술가들과 까미귄 아이들의 마음과 힘이 한데 어우러져 빚어낸 예술작품인 것이다.

   
 
   
 
# 예술가이자 환경운동가인 로잘리 제루도

에니그마타 트리하우스의 운영자가 바로 예술가이자 환경운동가인 로잘리 제루도이다. 그녀는 까미귄 교육청과 함께 2년 동안 80여 개 학교를 돌아다니며 환경과 예술 수업, 지구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그녀는 섬의 아이들과 함께 버려진 쓰레기들을 모아 작품을 만들고, 악기를 만들고 있다. 멀티미디어를 이용해 아이들의 손과 눈으로 생명의 소중함, 지구 온난화의 심각함을 담은 다큐멘터리와 노래,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문용포 / 곶자왈 작은학교 대표교사

제민일보  webmaster@jemin.com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icon
"제민일보 네이버에서 본다"

도내 일간지 유일 뉴스스탠드 시행

My뉴스 설정방법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