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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자왈 아이들의 민다나오 평화여행 ⑥- "힘든 여행에는 10배의 재미와 경험이 있는 법!!"
제민일보
입력 2010-03-24 (수) 18:20:20 | 승인 2010-03-24 (수) 18:20:20

   
 
  ▲ 언어, 피부, 나이, 나라가 달라도 마음만 열면 서로 친구가 될 수 있다.  
 

불편함 속에서 여유를 배우다

여행이란 불편해도 참는 것이다.
여행이란 서로를 배려하는 것이다.
여행이란 서로 마음을 나누며 지내는 것이다.
여행은 나를 알게 해주는 것이다.
여행이란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다.
여행이란 무언가를 얻어가는 것이다.
- 오돌또기 아이들의 '여행은 (    ) 이다'에서

# 여행은 불편한 것?

나는 곶자왈 아이들이랑 여행을 할 때마다 일부러 '불편한' 여행을 한다. 숙소는 씻고 자기에 불편하다. 아침, 저녁은 아이들 스스로 해먹는다. 한 여름 푹푹 찌는 날씨에도 승합차 에어컨을 틀지 않는다. 많이 걷는다. 날마다 기록을 빼먹지 않도록 한다. 아이들은 처음엔 그런 불편함을 못 견뎌 했다. 하지만 이제는 여행을 떠날 때마다 당연히 불편하다는 걸 알고 있다. 아니 오히려 불편함을 견디는 게 아니라 당당히 즐기기도 한다. 왜 그럴까? 편리함은 흐르지 않는 물과 같고 흐르지 않는 물은 썩게 마련이다. 편리함을 쫓는 여행은 마음 속 감동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불편함 속에서 아이들은 인내와 배려 그리고 책임을 배운다. 불편함이 자극을 줘서 몸과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자기를 변화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편리함을 쫓아 한정된 지구자원을 펑펑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여행은 사람 냄새가 나는 따뜻한 여행,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는 여행이 아니라 머무르면서 관계를 맺는 여행, 뭔가에 쫓기듯 여기에서 저기로 숨이 가쁘게 움직이는 여행이 아니라 설렁설렁 여유로운 여행, 풍경을 쫓는 여행이 아니라 자연·역사·문화·사람을 만나는 여행, 즐거우면서도 배우고 깨닫는 여행이다. 언젠가의 여행에서 한 아이가 내게 그랬다. "불편해야 더 자극을 받는 것 같아요. 몸과 마음을 부지런히 움직이니 더 좋은 경험이 쌓이고 나도 더 성장하는 느낌이에요."

   
 
  ▲ 곶자왈 아이와 까미귄 아이가 평화도서관 함께 만들기 때 서로 힘을 모아 일을 하고 있다.  
 
#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다

하물며 국내도 아니고 낯선데다가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못한 필리핀 민다나오 여행이니 아이들이 느끼는 불편함은 더 컸을 것이다. 그래도 아이들은 여행 떠나기 전에 다짐했던 것들처럼 먹고 자고 씻는 것들의 불편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식사 때마다 미리 식당에 가서 심부름을 하고 음식도 남김없이 깨끗하게 먹었다.(물론 아이들이 민다나오 여행을 끝내며 한국에 돌아가서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건 한국음식이었다.) 물도 아끼며 썼다. 씻는 것은 오직 비누만 사용했고, 양치질도 죽염을 이용했다. 인사하고 감사하는 것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하고, 마음을 내고 도움을 준 사람에게는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우리와 다른 사람, 다른 문화에 대해 함부로 대하거나 낮추어 보지 않고 호기심 어린 마음과 존중하는 마음으로 마주했다. 그래서 에니그마타 트리하우스에서 음식을 만드는 일꾼들이 곶자왈 아이들을 많이 예뻐했다. 어느 곳에서나 곶자왈 아이들은 깊고 따뜻한 사랑을 받았다. 에니그마타의 로잘리 제루도가 몇 번이나 내게 말했다. "여기에 온 저 아이들의 10년 뒤 모습이 정말 기대된다."고 말이다.

# 빨리 빨리 대신 여유 찾아

14박 15일 민다나오 여행의 힘들고 불편함을 곶자왈 아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여행이 끝난 뒤에 아이들이 쓴 글의 일부이다. "정말 외국은 우리나라와 많이 다르더군요. 그만큼 음식과 입맛부터 예절, 문화, 언어까지 솔직히 말하면 정말 힘들기도 했어요. 그러나 힘든 여행에는 그것의 10배의 재미와 경험이 있는 법!! 진짜로 재미있고 흥미로웠고 뭐랄까 새롭고 정말 좋은 여행이었어요. 여행 동안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것을 배우고 많은 것을 느꼈어요. 민다나오에서 웃음과 친절이라는 단어를 마음에 새기고 왔어요. 민다나오 사람들은 자기의 형편이 어떻든 남을 먼저 생각해 친절을 베풀어요. 내가 준 선물을 받고 좋아하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고 참된 고마움을 느꼈어요. 딸란디그에서는 여유라는 단어를 배웠어요. 기존의 생활인 빨리 빨리를 버리고 여유를 찾은 것 같아요."             문용포 / 곶자왈 작은학교 대표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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