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현장] <127>제주실버카페 ‘행복이 오는 집’

   
 
  △제주실버카페에서 일하는 김정희(왼쪽), 한지희씨는 “나이 들어서도 일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손님들이 차를 맛있게 마셔줄때 가장 뿌듯하다”고 말한다.  
 
기분좋은 차향기에 어르신 자신감 ‘쑥쑥’
저렴한 가격·좋은 서비스에 소비자 호응

"여기 대추차와 구지뽕잎차 주세요"

주문이 떨어지기 무섭게 김정희씨(62·여)와 한지희씨(62·여)의 손놀림이 바빠졌다. 이들의 노련한 솜씨는 깔끔하고 정갈한 차를 순식간에 만들어 냈다. 고운 잎이 내뿜는 은은한 차 향기가 가게안에 은은하게 퍼졌다.

김씨는 "손님들이 맛있게 마셔줄 때 가장 뿌듯하다"며 "지금 나이에도 왕성하게 일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다"고 웃었다.

지난 5일 방문한 제주실버카페 '행복이 오는 집'에는 기분좋은 차 향기와 함께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노동의 즐거움들이 폴폴 샘솟았다.

제주시니어클럽이 운영하는 '행복이 오는 집'은 지난 3월25일 개업했으며 4명의 어르신이 2명씩 격일제로 일하며 자신감과 즐거움을 동시에 키워 나가고 있다. 특히 서울, 청주에 이어 전국 3번째로 운영되는 시장형 사업으로 어르신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근무조가 아닌데도 가게에서 일을 거들던 강영자씨(65·여)와 김영추씨(63·여)는 "집에만 있으면 다툼도 많아질 수 있지만 이렇게 나와서 일하면 집에 가도 기분이 좋다"며 "가족들도 활력 넘치는 모습에 모두 좋아한다"고 입을 모았다.  

어르신들이 운영하는 곳이라 분위기가 다소 무거울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실내 인테리어는 현대적이었으며 친목모임 및 미팅 등을 할 수 있는 조그만 방도 마련돼 있는 등 세심함도 엿보였다. 게다가 최상급 품질을 자랑하는 차 잎에 어르신들의 노련한 음식솜씨가 접목되면서 맛도 일품이다.

때문에 이곳은 소비자에게도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다른 전통찻집보다 절반 이상의 저렴한 가격에 떡과 조청 등이 서비스로 제공되면서 인근 주민들에게 점차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이곳 분위기와 차맛에 반해 종종 방문한다는 유혜영씨(39·여)는 "어르신들이 직접 딴 차잎으로 차를 만들기 때문에 품질도 좋고 믿음이 간다"며 "맛과 가격, 서비스에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제주시니어클럽 황영애 관장은 "이곳은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쉼터, 세대간의 만남 장소 등으로 활용되면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며 "앞으로 노인 일자리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적극적인 지원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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