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사 아침 정 대표와의 각별했던 생전 인연 공개

   
 
   
 
"앞으로 영화를 계속한다면, 엔딩 크레딧에 꼭 정승혜 대표 이름을 넣을 것이다."

영화 '요술'로 감독 데뷔한 구혜선이 지난해 세상을 떠난 영화사 아침의 고 정승혜 대표와 각별했던 '인연'을 털어놨다. TV 드라마만 출연해 왔던, 지금까지 상업영화는 물론 단편 영화에도 출연한 적 없는 구혜선과 고 정 대표는 어떤 인연일까. 사실은 구혜선을 감독의 길로 이끈 주인공이 바로 정 대표다. 또 구혜선이 롤 모델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도 바로 그녀다.

구혜선은 영화 '요술' 개봉을 앞두고 노컷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원래 글을 쓰고 싶은 욕심은 많았지만 영화 감독이 되려는 꿈은 없었다"며 "고 정승혜 대표님이 반 강제로 시켜서 감독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고 추억 한자리를 들춰냈다. 이어 그녀는 "'유쾌한 도우미'로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상 받은날 운명하셨다. 상 받자마자 (대표님께) 전화드렸는데…"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21살 때 쯤 우연한 자리에서 정 대표를 만났고, 이후 1년 만에 연락을 했다. 그 당시 여러 감독님께 시나리오 모니터를 부탁하던 시기였는데 어린 여자배우가 남자 감독을 만나다 보니 오해의 시선이 많았다. 마침 여자분이라 편하게 부탁할 수 있었고, 1년 만에 연락했는데도 반갑게 대해주셨다."

이후 정 대표는 구혜선의 든든한 조력자가 됐다. 때론 엄한 선생님처럼 꾸짖기도 하고, 때론 인자한 어머니처럼 힘을 북돋아줬다. 구혜선은 "시나리오를 드리면 항상 야단치고, 혼내셨다"며 "그러다 어느 날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단편으로 써오라고 했다. 그게 '유쾌한 도우미'다"고 밝혔다.

이어 그녀는 "연출이 뭔지 전혀 모르던 저한테 '네가 쓴 글을 누가 연출하겠냐. 너 밖에 모르는데'라며 반강제로 찍어보라고 했다"며 "이전까지 감독의 꿈이 전혀 없었고 불명확했는데 그 분이 저를 이렇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첫 장편 데뷔작인 '요술' 개봉이 무엇보다 남다르다. 또 구혜선은 감사의 뜻을 담아 '요술' 엔딩 크레딧에 대표님 이름도 새겨 넣었다.

그녀는 "저에게 굉장히 큰 영향을 미쳤고, 저의 롤 모델이기도 하다"며 "'유쾌한 도우미'에도 들어가 있지만 영화를 하는 동안 엔딩 크레딧에 정승혜 대표 이름을 넣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아마 이 영화를 보셨다면 정말 욕 많이 했을텐데. 그리고 정말 좋아하셨을텐데"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구혜선 감독의 첫 데뷔작 '요술'은 예술학교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젊은 음악가들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경쟁 그리고 그들의 미묘한 삼각관계를 그린 작품으로 24일 개봉된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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