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세 제외 전원수비…전반은 버텼지만 후반 내리 두 골 허용

   
 
   
 
절대 열리지 않을 것 같던 문이 열렸다. 세계 최강 브라질이 자물쇠로 꽁꽁 잠근 북한 수비의 문을 힘겹게 열어젖히고 기분 좋게 월드컵을 시작했다. 하지만 북한도 기어코 브라질을 골문을 열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북한은 16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엘리스파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G조 1차전 브라질과 경기에서 후반 마이콘, 엘라노가 연속 골을 내준 뒤 후반 44분 지윤남이 만회골을 터뜨리며 1-2로 패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와 105위의 대결. 그야말로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나 다름없었다. 브라질은 루이스 파비아노를 비롯해 카카, 호비뉴, 질베르투 실바, 루시우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반쪽 경기가 치러졌다. 브라질은 쉴 새 없이 몰아쳤고 북한은 정대세를 제외한 전원이 수비에 가담하며 파상공세를 막는데 급급했다. 카카, 호비뉴, 파비아누 등 공격수들 뿐 아니라 마이콘 등 수비수들도 공격에 적극 가담했다.

전반은 0-0으로 끝났지만 볼 점유율은 브라질이 무려 66%였다. 브라질은 9개의 슈팅을 날렸고 북한도 전반에만 6개의 슈팅(유효 2개)을 때렸지만 대부분이 역습 또는 세트피스에 의한 중거리슛이었다.

전반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였던 브라질은 후반에 달라졌다. 특유의 개인기와 한 발 빠른 패스로 북한 수비수들을 손쉽게 따돌렸다. 막판 골 결정력만 갖춰졌다면 5~6골차의 대승도 가능한 경기였다.

잘 버티던 북한이 한 방에 무너졌다. 후반 10분 엘라노의 침투패스를 받은 마이콘이 그림 같은 골을 터뜨렸다. 각이 전혀 없던 상황이었지만 마이콘이 아웃사이드로 때린 슈팅은 북한 골키퍼 리명국과 골대 사이로 절묘하게 빨려 들어갔다.

한 번 골문이 열리자 북한 수비수들이 당황하기 시작했다. 브라질은 후반 27분 호비뉴의 패스를 받은 엘라노가 가볍게 오른발로 밀어 넣어 다시 한 번 북한의 골망을 출렁였다. 세계 최강 브라질의 개인기와 스피드를 도저히 쫓아가지 못한 결과였다.

후반들어 제대로 된 공격조차 못 했던 북한이었지만 마지막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종료 직전 후방에서 연결된 롱패스를 받은 지윤남이 브라질 수비수들을 따돌리고 만회골을 터뜨렸다. 44년 만에 출전한 월드컵에서 비록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지만 가능성 또한 엿볼 수 있는 패배였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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