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생각보다 침착…"마지막에 웃겠다"

충격적인 대패였다. 그리스전에서 완승을 거두며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기에 그 충격은 더 했다. 하지만 태극전사들은 고개를 떨어뜨릴 틈도 없이 나이지리아와 최종전으로 시선을 돌렸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열린 아르헨티나와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2차전에서 자책골을 포함해 무려 4골을 헌납하며 1-4로 패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을 빠져나오는 선수들의 표정도 침울했다. 특히 자책골을 기록한 박주영은 고개를 푹 숙인 채 버스로 향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그리스전과 달리 서둘러 버스에 올라탔다.

하지만 분위기는 가라앉지 않았다. 아직 나이지리아와 최종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물론 자력 진출은 어렵지만 나이지리아를 꺾을 경우, 아르헨티나-그리스전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허정무 감독도 “나이지리아전이 굉장히 중요하고 16강을 결정짓는 경기가 된다. 나이지리아 다시 분석하고 철저히 준비 하겠다”고 말했다. 선수들 역시 “아르헨티나전은 잊고 나이지리아전에 모든 것을 걸겠다”면서 다시금 각오를 다졌다.

특히 전반 종료 직전, 한국의 유일한 골을 기록한 이청용(볼턴)은 “빨리 이번 경기를 잊고, 어차피 마지막 경기에서 승부가 가려지기에 책임지고 우리가 웃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김남일(톰 톰스크)은 “나이지리아전은 매우 중요하다. 결승전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고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16강의 희망은 있다. 강팀을 상대로 우리의 장단점을 파악했고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게 됐다”고 나이지리아전 승리를 자신했다.

이영표(알 힐랄)는 선수들의 정신력을 강조했다. 이번 패배로 와르르 무너진다면 16강에 오를 자격이 없다는 게 이영표의 생각이다. 게다가 원래 아르헨티나전보다 그리스, 나이지리아전에 초점을 맞췄기에 자신감은 여전했다.

이영표는 “원래 포커스는 그리스와 나이지리아전에 맞춰졌었다”면서 “우리가 강한 팀이고 16강에 오를 자격이 있다면 오늘과 같이 원하지 않는 결과도 정신적으로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를 마친 뒤 베이스캠프인 루스텐버그로 이동한 대표팀은 18일 오후 간단한 회복훈련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나이지리아전 대비에 돌입한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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