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강 확정, 박주영 골세리머니> 2010남아공월드컵 B조 조별리그 3차전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후반 4분 절묘한 프리킥 역전골을 성공시킨 박주영이 이영표와 기성용 등 동료선수들과 함께 골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은 SBS TV화면 촬영. 김대생 기자

한국축구대표팀이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에 진출하며 한국 축구사를 새로 썼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23일 새벽 3시30분(한국시간)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2010남아공월드컵 B조 조별리그 3차전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아르헨티나(3승)에 이어 조2위(1승1무1패 )로  16강전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한국축구는 지난 1954년 스위스월드컵에서 아시아 국가로서 처음 본선 무대에 첫 선을 보인 이후 56년 만에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이란 금자탑을 쌓았다.

한국축구팀은 이번 대회까지 총 8번의 본선 무대를 밟았지만  안방에서 개최된 한일월드컵에서 4강에 진출했지만 6차례 원정 월드컵에서 유럽과 남미의 강호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조별리그를 한번도 통과하지 못했다. 

또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 이어 두 번째 조별리그 통과이며 이번 월드컵에서 아시아 참가팀인 일본, 호주, 북한 등 4개 팀 중 가장 먼저 16강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특히 아시아 국가로는 8회의 역대 최다 본선 진출과 7회의 역대 최다 연속 본선행 기록을 세웠던 한국축구팀은 이날 승리로  전세계에 아시아의 맹주임을 각인시켰다.

이와 함께 허정무 감독은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성공시킨데 이어 유럽팀 상대 첫 승과 한국인 사령탑으로 16강 진출을 이룬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허 감독은 그간의 선수 기용 문제, 전술 문제 등을 놓고 잦은 잡음을 빚어 왔지만 한국인 감독으로서 첫 월드컵 승리와 16강 진출이란 두마리 토끼를 잡아내며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낸 거스 히딩크 감독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낸 감독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

16강 진출을 이뤄낸 허정무 감독은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 선수들이 마음껏 경기에 임한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늦은 밤 잠을 설치며 우리를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 며 "아직 우리 선수들은  양이 차지 않았다. 우루과이를 넘어 갈데까지 가보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또한 이날 역대 최고라고 평가받는 한국 국가대표 공격진 박주영, 박지성, 이청룡은 난적 나이지리아전에서 기대 이상의 제몫을 해내며 16강 진출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골 넣는 수비수' 이정수도 지난 그리스전에 이어 세트피스 상황에서 동점골을 터트리며 추격의 발판을 삼는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 박주영이 그동안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내는 프리킥을 선보이며 동점골을 성공시켜 남은 경기에서도 좋은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이제 다음 목표는 8강이다. 한국축구대표팀은 A조 조별리그 2승1무를 기록해 조1위에 오른 남미의 복병 우루과이와 오는 26일 밤 11시 8강행 티켓을 다툰다.

역대전적에서 4전 전패를 면치 못하고 있는 한국축구대표팀이지만   꿈을 이루려는 태극전사들의 새로운 역사는 이번 주말 다시 시작된다.     김대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