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남아공 운(運)’이 따르고 있다.

한국이 26일(이하 한국시간) 우루과이를 꺾고 8강에 오를 경우 4강 진출을 놓고 다툴 나라가 상대적으로 무난한 미국 또는 가나로 결정됐다. 미국, 가나도 가볍게 여길 팀은 아니지만 독일, 잉글랜드를 피한 것은 한국으로선 다행이다.

24일 오전 종료된 남아공월드컵 C, D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결과 미국은 C조 1위, 가나는 D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사전 발표한 16강전 이후 대진 구성 원칙에 따라 한국-우루과이전 승자는 미국-가나전 승리팀과 다음달 3일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주경기장에서 8강전을 치른다.

AFP통신은 “세계 축구 전문가들은 이번 대회 개막 이전에 우루과이, 한국, 미국, 가나가 4강에 진출할 것으로 보지 않았다. 하지만 A·B·C·D조 조별리그 최종전 결과 4개국 가운데 한 팀은 반드시 4강에 오르게 됐다”고 보도했다. 물론 한국의 당면 과제는 8강전이 아닌 16강전이다. 16강전부터 이겨놓고 나서 8강전을 대비하는 것이 지면 끝장인 단판 승부의 순리다. 그러나 다음 8강전 상대(미국·가나)와도 해볼 만하다는 생각은 16강전 우루과이전에 임하는 태극전사들 동기 부여에 긍정적 도움이 된다. 쉽지는 않지만 만일 허정무호가 8강전까지 이기고 4강에 오를 경우 한국은 원정 월드컵 4강 국가 명예를 안게 된다.

허정무 감독은 우루과이전에 ‘결초보은(結草報恩)’의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허 감독은 24일 팀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16강전에 오르기 전까지 열렬히 응원해준 국민을 비롯해 그동안 선수를 길러준 부모님과 선생님은 물론 대표팀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모든 분들에게 은혜를 갚는 심정으로 경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대회 우승 등 통산 4회 우승에 빛나는 이탈리아가 이날 열린 슬로바키아와의 F조 3차전에서 2대 3으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해 사상 처음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이로써 이번 월드컵에서는 지난대회 챔피언과 준우승팀(프랑스)이 모두 16강에 오르지 못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같은 조 파라과이는 뉴질랜드와 0대 0으로 비겨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고, 슬로바키아는 2위로 16강에 올랐다. <쿠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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