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에 1-2 분패…수아레스에 두 골 허용

한국 축구대표팀의 전진이 8강 문전에서 가로막혔다. 을씨년스러운 폭우가 몰아치는 가운데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 태극전사들은 아쉬움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넘어 한국 월드컵 역사의 신기원을 쓰고자 했던 허정무호가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 루이스 수아레스에 2골을 내주며 1-2로 패해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로써 한국 축구대표팀은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서 56년만의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의 한을 푼 것에 만족할 수 밖에 없게 됐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6일 밤 11시(이하 한국시간) 남아공 포트 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0 남아공월드컵 우루과이와의 16강 경기에서 전반 8분만에 상대 공격수 수아레스에 결승골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먼저 기회를 잡은 것은 한국이었다. 한국은 경기 시작 4분만에 기분좋은 프리킥 찬스를 맞았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프리킥 찬스를 맞을 때마다 언제나 좋은 골 기회를 만들어 냈다. 조별리그에서 한국이 기록한 5골 중 3골이 모두 프리킥에서 시작되는 세트피스에서 나왔을 정도. 전반 4분에 박지성이 왼쪽 사이드 라인을 따라 질풍같이 내달리다 파울을 얻어냈고 키커로는 박주영이 나섰다.

직접 슈팅이 가능한 좋은 자리에 공을 놓은 박주영은 호흡을 가다듬고 강력한 슈팅을 날렸으나 이는 아쉽게 왼쪽 골포스트를 맞추고 튕겨져 나갔다. 골대의 저주일까. 찬스를 날린 한국은 이후 4분만에 골을 허용했다.

디에고 포를란과 수아레스, 에딘손 카비니로 이루어진 우루과이의 공격 삼각편대는 예상대로 막강했다. 팀의 선제골을 뽑아낸 것도 바로 이 세 명의 콤비 플레이였다.

전반 8분 중원에서 드리블해 들어오던 카비니가 왼쪽으로 달려오던 포를란에게 공을 연결해줬고 포를란은 이를 이어 받아 PA 왼쪽 구석에서 그대로 슈팅을 시도했다. 이는 골문 오른쪽으로 빗나갔고 이를 막으려 몸을 날린 정성룡이 다시 전열을 추스르기전 이를 패스처럼 이어받은 수아레스가 그대로 차넣으며 골을 기록했다.

우루과이의 골이 터진 뒤 경기는 다소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전반 32분에는 박주영이, 41분에는 차두리가 각각 중거리슛을 시도했지만 모두 아쉽게 빗나갔다.

전반을 0-1로 마친 가운데 기상예보 대로 선수들이 라커룸으로 들어가자 갑작스레 경기장에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쏟아지는 폭우는 한국에게 행운의 비인듯 했다. 수중전으로 펼쳐진 후반전은 중반까지 완전한 한국의 공세였다. 태극전사들은 만회골을 터트리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후반 13분 차두리의 크로스를 머리로 이어받은 박지성의 헤딩슛이 상대 골키퍼 페르난도 무슬레라에 가로 막힌 것은 아쉬운 장면. 하지만 한번 시작된 골 예감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허정무 감독은 후반 16분 김재성을 빼고 이동국을 투입,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이번 대회 한국의 확실한 골그림은 세트피스였다. 후반 23분 왼쪽 코너킥 찬스에서 기성용이 문전으로 정확히 공을 올렸고 이는 혼전 중에 상대 수비수 마우리시오 빅토리노의 머리에 맞고 튕겨져 나왔다. 이를 재빠르게 차지한 이청용은 골지역 왼쪽 구석에서 헤딩슛으로 한국의 천금같은 만회골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후반 35분, 선제골의 주인공 수아레스가 한국의 골문 구석에 정확히 꽂히는 결승골을 터트리며 한국의 기쁨은 금새 사라졌다.

허정무 감독은 경기 종료 6분을 남기고 기성용을 빼고 염기훈을 투입, 공격 숫자를 늘리는 마지막 해법을 내놨고, 후반 41분에는 이동국이 골키퍼와의 일대일 찬스에서 슈팅을 날렸지만 이것이 골키퍼에게 막히며 마지막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고 말았다.

한편 8강 진출에 실패한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권고에 따라 하루 더 남아공에 머무른 뒤 28일 한국행 비행기에 올라 29일 한국땅을 밟는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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