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인 실수로 선제골 헌납

'허정무호'가 자랑하던 수비 조직력이 무너졌다.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을 넘어 8강에 도전했던 축구대표팀이 26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포트 엘리자베스의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16강전에서 1-2로 패했다.

전반 8분 루이스 수아레스(아약스)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후반 23분 이청용(볼턴)의 동점골로 1-1로 팽팽히 맞섰지만 후반 35분 수아레스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8강 문턱에서 무릎을 꿇었다.

결승골은 수아레스의 그림 같은 슈팅에서 나왔지만 선제골은 포백라인과 골키퍼의 집중력이 털어진 탓에 내준 아쉬운 실점이었다.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골이지만 포백라인과 골키퍼 사이의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뼈아픈 실점을 허용한 것.

일단 디에고 포를란(애틀레티코)의 크로스까지는 무난했다. 하지만 골키퍼 정성룡(성남)이 어정쩡하게 몸을 날리는 바람이 공이 뒤로 빠졌다. 포를란의 크로스를 눈으로 쫓느라 뒤를 볼 수 없던 정성룡이었기에 시야가 넓게 확보됐던 김정우(성남)나 이정수(가시마), 차두리(프라이부르크)의 '콜'이 아쉬웠다.

정성룡의 뒤로 흘러나간 공은 수아레스에게 연결됐고, 수아레스의 발을 떠난 공은 결국 골망을 출렁였다. 정성룡의 실수에다 수비수들의 실수까지 겹쳤다. 정성룡의 실수로 공이 빠진 뒤에도 조용형(제주), 이영표(알 힐랄)이 버티고 있었지만 누구 하나 뒤에서 달려오는 수아레스를 보지 못했다.

수비진의 실수는 또 있었다. 전반 26분에는 이정수가 포를란의 태클에 공을 뺏기면서 수아레스에게 단독 찬스를 내줬다. 집중력이 떨어진 탓이다. 아슬아슬하게 오프 사이드 판정이 내려져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허정무호'가 완전히 무너질 수도 있었던 결정적인 실수였다.

사실 그리스전에서 무실점으로 막긴 했지만 '허정무호'의 수비는 약점 중 하나였다. 16강에 오르기는 했지만 아르헨티나전에서 4골(자책골 포함), 나이지리아전에서 2골을 허용하는 등 6실점했다. 우루과이 오스카르 타바레스 감독도 한국을 '짧은 담요'에 비유하며 "수비가 약점"이라고 평가할 정도.

힘겹게 16강 고지는 밟았지만 결국 곪은 곳이 터졌다. 선제골 이후 수비라인을 재정비했다. 수아레스에게 내준 결승골은 워낙 잘 맞은 슈팅이었다. 결국 딱 1골차로 승부가 결정됐기에 초반 무너진 수비 조직력이 더 아쉽기만 하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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