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후반 11분 이니에스타 결승골

'무적함대' 스페인이 월드컵 80년 역사상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마찬가지로 사상 첫 우승에 도전했던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는 또 다시 준우승에 그쳤다.

스페인은 12일 새벽(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11분 터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결승골에 힘입어 네덜란드를 1-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무관의 제왕'에 머물렀던 스페인은 유로 2008 우승과 함께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정상에 오르며 세계 최강임을 입증했다. 그동안 스페인은 4강(1950년 브라질월드컵)에 한 번 오른 것이 고작이었다. 이번 우승으로 스페인은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통산 8번째 국가로 기록됐다.

월드컵의 '빅4'로 불리는 브라질,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독일이 없는 사상 최초의 월드컵 결승전이었다. 게다가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결승에 오른 스페인과 32년 만에 결승에 진출한 네덜란드의 맞대결. 월드컵 첫 우승에 도전하는 두 나라가 만난 만큼 팽팽한 경기였다.

네덜란드는 로빈 판 페르시를 최전방 원톱에 세우고 아르연 로번과 베슬레이 스네이더르, 디르크 카위트가 뒤를 받치는 4-2-3-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경고 누적으로 우루과이와 4강전에서 결장했던 니헬 데용과 흐레호리 판데르빌도 선발 출전하면서 첫 우승에 도전장을 던졌다.

스페인은 이번 대회에서 5골을 터뜨린 다비드 비야를 최전방 원톱에 세우고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사비 에르난데스, 페드로가 뒤를 받치는 4-2-3-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최근 부진한 몸놀림을 보였던 공격수 페르난도 토레스를 선발 명단에서 제외시키면서까지 우승에 대한 열망을 표출했다.

이번 대회에서 실리축구로 재미를 본 네덜란드와 스페인 모두 중원에서의 강한 압박을 펼치면서 약간은 지루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특히 네덜란드가 전반 15분 로빈 판 페르시, 22분 마르크 판보멀, 28분 데용, 스페인이 전반 16분 카를레스 푸욜, 22분 세르히오 라모스가 경고를 받는 등 거친 경기가 계속됐다.

후반도 팽팽했다. 전반에만 5장의 옐로 카드를 주고 받은 네덜란드와 스페인은 후반에도 4장의 경고를 받는 등 그야말로 치열한 혈전이 펼쳐졌다. 후반 9분 만에 히오바니 판브롱크호르스트가 경고를 받았고 13분 욘 헤이팅아, 39분 로번이 경고를 추가했다. 스페인 역시 후반 22분 호안 카프데빌라가 경고를 받았다.

접전 속에 기선 제압은 네덜란드가 했다. 후반 7분 로번의 슈팅으로 포문을 연 네덜란드는 16분 판페르시의 헤딩슛까지 터지면서 스페인을 압박했다. 17분에는 스네이더르의 스루패스를 받은 로번이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맞았지만 회심의 왼발 슈팅이 이케르 카시야스의 발에 걸리면서 골사냥에 실패했다.

스페인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후반 초반 주춤했던 스페인은 후반 24분 비야의 노마크 슈팅이 네덜란드 수비수 헤이팅아에 맞고 아웃됐고 32분 비야가 또 다시 찬스를 맞았지만 이번에도 수비를 피하지 못하고 코너킥이 됐다. 이어진 코너킥 찬스에서도 라모스가 노마크 찬스에서 헤딩슛을 날렸지만 공은 크로스바를 넘었다.

결국 승부는 연장에서야 갈렸다. 네덜란드 수비수 헤이팅아가 연장 후반 4분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한 상황에서 수적 우세를 점한 스페인의 한 방이 터졌다. 연장 후반 11분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파브레가스의 침투 패스를 받은 이니에스타가 오른발로 네덜란드의 골망을 출렁이며 스페인에 우승 트로피를 선물했다. 
 
<노컷뉴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