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항공사도 운임인상 적극 동참
도정 대응 미온…제주경제 악영향

△얼마나 올랐나
제주-김포노선 항공요금은 지난 1997년 4월 4만3000원을 시작으로 같은해 9월 15.3% 인상된 4만9600원, 또 4개월 후인 1998년 1월 5만1000원으로 19% 인상됐었다. 불과 1년 사이에 3차례 요금 조정으로 1만6000원 정도 인상된 것이다.

이어 1999년 10월 대한항공은 주중·주말·성수기를 구분하는 요금 인상안을 적용해 김포-제주노선을 7만2500원으로 올린데 이어 성수기 요금에 한해 2001년 3월 7만9000원으로, 5개월 후인 2002년 4월 8만900원으로 잇따라 인상했다.

대형항공사들의 도를 넘은 운임인상은  2005년 8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에 의해 주도되던 독과점 시장적 특성에서 제주항공과 진에서, 에어부산 등 저가항공사들의 등장으로 경쟁시장으로 전환되면서부터 다소 주춤했었다.

△승객 분산위해 요금인상?
항공사들은 이번 제주노선 항공운임 인상에 대해 특정 시간대 발생하는 승객 쏠림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운임인상 부담을 고스란히 탑승객들이 떠안아야 하고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은 주로 주중보다는 주말에 집중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지난해부터 급증한 제주행 수요를 틈타 항공사들이 잇속챙기기에 급급하다는 비난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번 운임 인상 행렬에는 저가항공사들도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특히 제주기점 일부 시간대의 항공운임이 대형항공사들의 주중 요금보다 비싸 저가항공사 설립·운영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또 저가항공사 출범에 따른 요금 다양화와 인상억제 등의 기대효과가 사라지고 있을 뿐 아니라 '저가항공'이라는 개념 자체도 무의미해지는 결과가 초래됐다. 

△관광산업 직격탄 제주경제 발목
문제는 항공료 인상이 제주관광 뿐 아니라 지역경제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수년간 도내 관광업체에서 추진한 관광고비용 개선 노력이 서서히 결실을 맺고 있는 상황에서 항공료 인상에 따른 관광비용 증가는 제주 관광객의 90%를 차지하는 국내 관광객 이탈 현상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항공료가 1% 인상될 경우 내국인 관광객이 3만3738명 감소한다는 제주발전연구원의 연구결과를 감안한다면 관광수입에서 막대한 손실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항공료 인상이 관광객들의 해외여행 심리를 부채질하고 제주관광 기피 현상을 초래할 수 있고, 이로인한 관광객 감소는 관광산업은 물론 도소매업은 물론 음식·숙박업, 운수업, 서비스업 등 도내 연관산업의 경영난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道, 항공사 요금인상 대응 미온
이처럼 항공사들이 항공운임을 인상하고 있지만 정작 제주도의 대응이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4일 제주도는 주말 항공할증요금 인상에 대한 대책으로 항공운임 신고제 전환과 주중요금 인하, 도민할인율 확대 등을 제시했다. 도는 지역출신 국회의원과 협력해 항공사와 국토해양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들 방안 모두 지난 6월 항공사나 정부에 건의했던 것으로 이미 받아들여지지 않은 대책들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6월에 항공사들이 탄력할증제 운임 적용 방침으로 인상의지를 드러냈지만 제주도는 이에 대한 뚜렷한 대응책을 제시하지 못한 채 항공사에 대한 항의성 방문에 그치는 등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따라 항공교통이 육지부 버스·기차 등과 같이 사실상 대중교통수단이면서 관광중심의 산업구조상 지역경제의 중요한 기간 인프라로 생존권과 직결돼 있는 제주지역 특수성에 대한 설득논리를 구체화시키는 한편 항공운임 인하를 위한 도민역량 결집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