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수' 브로디 vs '교도관' 휘태커

   
 
   
 
전세계적으로 신드롬을 일으켰던 미국 TV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의 각본 및 제작자였던 폴 쉐어링의 감독 데뷔작 '엑스페리먼트'가 아카데미 수상배우의 연기 대결로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2003년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피아니스트'로 최연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애드리언 브로디와 2007년 '라스트 킹'에서 독재자 역할로 흑인으로는 역대 4번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포레스트 휘태커가 그 주인공.

두 배우는 감옥이란 한정된 공간 안에서 교도관과 죄수로 분한 24명의 실험 대상들의 대립과 반복, 갈등을 그린 이 영화에서 극명한 대립관계로 불꽃튀는 연기대결을 펼쳤다.

브로디는 자신의 윤리적 신념에 의해 행동하며, 이상주의와 평화주의를 사랑하는 죄수역할의 리더 트래비스 역을 맡았다. 교도관 역할의 리더 배리스(포레스트 휘태커)와 극명한 대립관계에 놓이는 그는 한계에 다다르는 모습을 탁월한 심리 묘사와 사실감 넘치는 액션으로 소화해냈다.

브로디는 또한 탄탄한 '명품 복근'으로 남성적 매력을 과시했다. 그간 지적이거나 섬세한 감정을 지닌 로맨틱한 면모를 보인 것과는 사뭇 다른 이미지다. 딱 부러진 어깨와 배에 뚜렷히 새겨진 '식스팩'은 또 하나의 볼거리다.

1988년 '버드'로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포레스트 휘태커. 그는 1995년 휘트니 휴스턴 주연의 '사랑을 기다리며'를 직접 연출, 감독으로서의 재능도 인정 받은 배우다. 휘태커는 이번 작품에서 악랄한 교도관 역할의 리더 배리스로 분해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보수적인 가치관을 지닌 조용한 성격의 자동차 렌탈 회사 직원이었던 배리스는 실험이 진행되면서 점차 권력의 맛을 알게 되고, 실험임을 망각한 채 죄수들을 폭력과 억압으로 다스린다. 특히 반항을 모르는 소심남에서 약한 사람 위에 군림하는 사디스트적 모습까지 선과 악을 넘나드는 연기로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다.

브로디는 영화사가 공개한 인터뷰에서 "예전부터 포레스트 휘태커와 함께 작업해보고 싶었다"고 참여 배경을 전했다. 휘태커는 이에 "애드리언과 함께 연기하는 것은 너무나도 환상적인 경험이었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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