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 만나는 착한가게<5> 제주시 이도동 100세약국

   
 
  ▲ 남몰래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100세약국 고은희 약사가 환하게 웃고 있다. 김경필 기자  
 
“약국을 운영하다보면 건강도 좋지 않은데다, 가정형편까지 어려운 이웃을 자주 만나게 되죠. 이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요”

제주시 이도동 광양로터리 인근 100세약국을 운영하는 고은희 약사(49)의 말이다.

지난 1999년 문을 연 100세약국은 건강도 팔고 사랑도 나누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남몰래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고 약사의 따뜻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100세를 넘어서도 모두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바라는 의미에서 지어진 100세약국은 지난해 6월 제주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착한가게로 선정됐다.

매월 빠짐없이 이웃돕기 성금을 기탁하는 고 약사의 선행이 알려지면서다.

사실 고 약사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외에도 개인적으로 후원하는 시설이나 이웃이 19군데나 된다.

이렇게 후원하는 곳이 늘어났는지 자신도 몰랐을 정도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약국이 문을 닫는 주말을 이용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시설을 찾아 나선다.

주말마다 시간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목욕봉사와 청소 등 몸소 실천하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오히려 직접 어려운 이웃과 만나는 일에 더욱 보람을 느낀다는 그다.

그는 종종 마을 경로당도 찾곤 한다. 노인들이 필요한 약품을 챙겨주고 말동무를 해주는 일도 그에게는 큰 행복이다.

때론 가사도우미를 자청해 어려운 이웃에 밑반찬을 전해주는 그에게는 항상 따뜻한 이웃사랑이 함께 한다.

이처럼 그의 선행을 모두가 알아주는 듯 약국을 찾는 주민들도 갈수록 늘고 있다. 처방전을 들고 온 환자에 대한 그의 배려도 남다르다.

환자의 건강상태를 꼼꼼히 살피는 것은 물론 가정형편까지 걱정해주는 그의 모습만 보더라도 약이 필요 없을 정도다.

약보다 값진 사랑을 파는 약국으로 알려지는 이유도 이 때문인지 모른다.

고 약사는 “약국을 운영하면서 가진 것을 조금이나마 나눠주고 싶은 마음에 이웃돕기를 시작했을 뿐”이라며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다는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무래도 약국을 운영하다보면 아프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자주 만나게 된다”면서 “이들과 만나다보면 자연스럽게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역경기가 어려울수록 이웃을 둘러볼 줄 아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이런 마음의 여유가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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