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없는 자전거도로 조성사업<하>
각종 시설물·차량 점거에도 지도·점검 뒷짐
허술한 관리체계 원인...제주형 사업추진 필요

   
 
   
 
   
 
  ▲ 막대한 예산으로 조성된 자전거도로가 허술한 관리로 각종 시설물과 차량 점거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등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제주시 지역 도심지에 설치된 자전거도로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각종 시설물이 도로를 막아서는가 하면 일부 구간은 차량들이 줄지어 점거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시가 자전거도로 지도·점검에 손을 놓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시는 자전거도로 구간별 시설 상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 종합적인 진단이 요구되고 있다.

△자전거도로 관리 무관심

제주시는 지난 1994년부터 지난해까지 503억원을 투입, 자전거도로 399.8㎞를 조성했다.

하지만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것과 달리 자전거도로 구간마다 각종 문제점이 지적, 자전거 이용객들의 불편이 적잖은 실정이다.

15일 제주시내에 조성된 자전거도로를 직접 확인하는 과정에서도 허술한 관리 문제가 여실히 드러났다.

제주시 옛 세무서사거리 인근 연삼로에 조성된 자전거도로에는 곳곳마다 승용차들이 점거,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또 동광로 자전거도로 일부 구간에는 버스승차대가 설치, 인도를 이용해야 하는 등 설계상 문제점도 확인됐다.

이외에도 가령로 자전거도로 일부 구간에는 균열이 생기는 등 보수가 필요한 자전거도로도 적잖았다.

자전거도로에 대한 관리체계가 허술한데다, 기본적인 시설물 현황이나 상태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주시에 자전거도로 구간별 조성시기와 시설물 현황, 포장재 등을 문의했지만 기본적인 통계나 자료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허술한 자전거도로 관리 문제의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관리도 제대로 못할 자전거도로를 마구잡이식으로 조성하는 상황이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는 셈이다.

△지역특성 사업반영 절실

정부는 최근 자전거 이용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을 수립중이다.

아직 정부 지침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지자체마다 각기 다른 색상으로 자전거도로가 조성되는 문제점을 지적, 색상을 통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자전거도로 폭도 한쪽 방향을 기준으로 1.5m 확보하고 차도와 일정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세부기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자전거도로 포장은 공원이나 하천 등 주변환경에 따라 황토흙, 마사토 등을 이용, 표면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이에 따라 도내에 조성된 자전거도로도 향후 정부 지침에 따라 구간별 정비공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때문에 정부 지침을 준수하면서도 제주지역 특성에 맞는 자전거도로 조성사업이 새로운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제주의 자연환경과 어울리는 포장재로 자전거도로를 조성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지역 업체보다는 도내업체가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준을 마련, 시행하는 방안도 요구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조성된 자전거도로의 시설물 현황과 관리 실태부터 종합적으로 진단, 문제점을 파악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인석 제주시 건설과장은 "아직 자전거도로 구간별 관리상태나 포장재 등을 파악하기 위한 용역이나 실태조사 등을 이뤄지지 못했다"며 "앞으로 정부 관리지침에 따라 사업이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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