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학생 선점 경쟁력 확보해야 vs 교수 정원 확보·예산 지원 가능
지역 의료계 파장 상당…제주 특수성 감안한 대책 제시 필요

<전문>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이하 의전원)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는 의학교육개선안이 발표되면서 현재 의전원으로 전환한 제주대학교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학교 내부에서도 의과대학 전환을 통해 우수학생을 선점,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과 의전원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인센티브를 획득할 수 있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의전원 유지와 의대 전환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제주도에 맞는 효과적인 대안을 모색해본다.

△의대 "우수 학생 선점 가능" 
제주대 내부에서 의대 회귀를 요구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수 학생 선점에 있다. 수능 최상위권의 우수한 학생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교육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이는 지난 1월 '닥터스뉴스(의협신문)'가 보도한 교과부의 의과대학·의전원 및 이공계 분야 교수, 학생 1만여명 대상 설문 조사결과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의대와 의전원을 병행하고 있는 대학 교수들의 학생들에 대한 만족도는 의대생일 때가 만족 71.4%으로 조사됐지만 의전원생은 27.1%에 그쳤으며 학업성취도(상대평가) 평가 역시 의대생이 우수하는 응답은 59%인 반면, 의전원생이 우수하는 응답은 4.4%에 불과했다.  

또 의대는 의전원보다 교육기간이 2년 짧기 때문에 의사 양성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고 교육비용도 덩달아 낮아지는 이점이 있다.

의전원의 한 학기 기성회비가 570여만원이지만 의대의 경우 270여만원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해 경제적 약자에게 진입 기회를 열어준다는 주장도 있다.  

의전원 체체에서는 수도권 출신 학생들이 많이 유입되면서 지역출신 우수 인재들을 유치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학병원 인턴과 레지던트 수급에 불안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도 의대로 복귀하면 현재 의전원의 여학생 편중현상도 다소 완화할 수 있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의전원 "다양한 인센티브 제공받아" 
의전원 유지는 정부로부터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정부가 의대 복귀 대학에 각종 지원을 중단하기로 밝힌 만큼 제주대학교 의전원이 자리를 잡기 위해선 교수 정원 증원 및 기금 지원 등 정부의 지원을 통해 기반을 마련하는게 필수적이라는 주장이다.

의전원 유지 찬성측은 의전원 유지를 통해 그동안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됐던 교수 정원 증원 및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현재 제주대 의전원 전임교수는 모두 97명으로 의학인증평가 최소 기준인 115명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부족한 인원을 제주대병원의 지원을 받는 기금교수 등으로 충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과부에서 전임교수를 추가 확보, 기금교수를 줄인다면 기금교수에 투입되는 예산을 제주대병원에 재투자할 수 있어 학교와 병원의 경쟁력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제주대 의전원 도입 초기 교과부로부터 44명의 교수를 확보했으며 체제 정착비로 지난 2006년부터 9억원을 지원받은 만큼 지속적인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도 의전원 유지의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의전원에서 의대로 복귀할 경우, 기성회비 등 관련 세입감소로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의과대학인증평가 수검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낳고 있다.

지역 출신 우수 인재들을 유치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다른 지역 대학과는 달리 제주의전원의 경우, 지역출신 학생수가 과거 의과대학때와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이와함께 많은 대학이 의대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립대 유일 의전원으로서의 차별화, 의전원 학생정원이 대폭 감소로 인한 우수한 인재를 선발 등에 대한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지역 이익 최대한 살려야
이처럼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의대 복귀 및 의전원 유지를 결정하기 위해선 단순히 학교 입장 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 이익을 최대한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신입생 선발 방식의 변화는 학교 뿐만 아니라 지역 의료계에도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최근 교과부 발표 이후 대부분의 대학들은 의대 복귀를 밝히고 있다. 이에따라 현재 전국적으로 의전원과 의과대학 학생분포가 1687명, 1372명에서 의전원 500명 내외, 의대 2500명 내외 수준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때문에 현재 전국적인 진행상황을 감안해 제주대가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을 분석하고 지역 사회 특수성을 감안한 결론이 도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의전원 완전 전환을 선언한 동국대 관계자는 "의대가 우수학생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에 서울, 연세, 고려대 등 상위권 대학은 의대로 전환할 것"이라며 "그러나 중·하위권 대학들은 각 대학 사정과 미래 비전에 맞도록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성철 제주대의학전문대학원장은 "현재 공론화 과정이 진행중인 상황"이라며 "앞으로 교과부 의견 청취, 교수 투표 등 합리적인 결과가 도출 될 수 있도록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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