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강망 어선 손안대고 코풀기 조업…조업 제한 구역 설정 필요

제주바다에서 얌체 조업이 기승을 부리면서 도내 채낚기 어선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다른 지역 안강망 어선들이 도내 채낚기 어선들이 애써 집어한 갈치를 한번에 싹쓸이하는 얌체 조업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채낚기 어선들의 특성상 갈치 조업을 위해선 집어등을 켜놓고 조류에 따라 흘러가면서 조업한다. 평상시 조류 흐름에 따라 채낚기 어선은 1시간에 3∼4㎞를 흘러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다른지역 안강망 어선들은 도내 채낚기 어선 길목에 그물을 넓게 펴 놓고 기다린다. 채낚기 어선이 집어한 갈치들을 한꺼번에 가로채기 위해서다.

채낚기 어선들은 안강망 어선과의 선박 충돌 및 어구 파손 등을 우려해 조업을 포기해야 한다. 도내 채낚기 어선들이 애써 집어한 갈치들은 안강망 어선 그물에 고스란히 들어가게 되는 셈이다.   

한 어민은 "조업을 위해 오후 4시∼5시부터 불을 켜놓고 갈치를 모으는데 너무 억울하다"며 "비켜달라고 요청해도 비켜주지 않아 도내 채낚기 어선들이 피해야 한다. 안강망 어선들은 손안대고 코 푸는 격"이라고 말했다.

어민뿐만 아니라 도내 수협에도 일부 피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강망 어선들은 제주에서 크기가 작고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저급 갈치만 위판하고 선적지로 돌아가 상품 가치가 높은 갈치를 위판하면서 갈치 가격을 낮추기 때문이다.  

수협 관계자는 "수협 차원에서 위판거부를 할 수 없기 울며 겨자먹기로 위판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지만 단속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현행법상 저인망 등 대형 선망어선들은 제주에서 일정부분 떨어져 조업해야 하지만 안강망 어선들은 조업 제한 구역이 따로 설정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도내 어선들은 안강망 어선 조업 제한 구역을 설정, 어민들의 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울산, 부산, 거제도 근해에서는 안강망 어선 조업 금지 구역이 있지만 제주에는 없는 상황"이라며 "관련 내용을 확인,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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