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가게, 업주·소비자 호응 인기 폭주
통합물류센터 건립·거리제한 등 과제도

   
 
  ▲ 지난 7월 신라슈퍼에서 나들가게로 간판을 이춘심 대표가 매장 내부에서 상품을 정리하고 있다.  
 
제주시 연동에서 나들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이춘심 대표(51)는 요즘 일하는 것이 즐겁다. 지난 7월 12일 신라슈퍼에서 나들가게로 간판을 바꾼 후 매상이 두 배 이상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66㎡ 남짓한 면적의 매장은 어느 동네슈퍼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실내조명이 밝고 진열대도 품목별로 잘 정돈돼 있었다. 야채와 신선제품 보관용 냉장고도 갖추고 있다.

얼마전만해도 신라슈퍼도 여느 동네슈퍼와 다를 것이 없었다. 허름한 외관과 간판은 물론 어두운 조명아래 상품들은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채 놓여 있었다.

그래도 수입은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었다. 이 대표가 신라슈퍼를 운영하게 된 것은 지난 2003년 4월. 당시 1일 매상은 평균 150만원으로 잘 팔리는 날에는 170만원까지 벌었다.

그러나 2005년 인근에 대형 할인마트와 중·소형할인마트들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1일 매상을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그나마 2008년부터 반찬코너를 만들어 같이 판매해 단골손님이라도 붙들 수 있었다.

이 대표는 "반찬까지 만들며 노력했지만 주변의 경쟁업체가 늘어나 경영개선 없이는 살아남기가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다"면서 "깨끗한 쇼핑환경과 현대식 시설, 다양한 상품 구성 등 시설확충이 된다면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나들가게로 선정된 신라슈퍼는 과감한 변신을 시도했다.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아 실내 인테리어를 바꾸고 '나들가게'로 간판을 새로 달았다. 효율적인 제고 및 매출관리를 위해 판매관리시점(POS) 기기도 들여놨다.

가게 분위기가 바뀌니 매장을 찾는 고객들의 반응도 좋아졌다.

이미경씨(35·여)는 "전과 비교해 조명이 밝고 내부 정리가 깨끗해 자주 이용하게 된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나들가게는 올해말까지 도내에 41곳이 생길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지만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나들가게의 경우 상품가격이 여전히 대형할인마트나 기업형슈퍼마켓보다 비싸다. 또 상품의 다양성면에서는 24시간 편의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따라 통합물류센터 건립을 통한 가격경쟁력과 상품다양성 확보가 나들가게 성공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POS 시스템 개선과 유지관리상 문제점, 나들가게간 거리제한 문제도 걸림돌로 꼽히고 있는 실정이다.

이 대표는 "동네슈퍼의 경우 개별적으로 상품을 구매하기 때문에 가격과 상품다양성면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며 "통합물류센터를 통한 공동구매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기대했던 지원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전국에 통합물류센터 15곳 정도를 건립키로 하고 물품공급업체와 운송업체를 선정하고 있다.  

사진설명=지난 7월 신라슈퍼에서 나들가게로 간판을 이춘심 대표가 매장 내부에서 상품을 정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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