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동거부부 12쌍 합동 결혼식

   
 
  ▲ 제주시와 제주시여성단체협의회는 14일 제주 퍼시픽 호텔에서 제주시내 저소득 동거부부들을 위한 합동결혼식을 개최했다.  
 
"그동안 함께 살면서 결혼식도 못해줬다는 마음의 짐을 오늘에야 털어버릴 수 있게 됐습니다"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동거부부들을 위해 뜻깊은 결혼식이 열렸다.

제주시와 제주시여성단체협의회는 14일 오전 11시 제주 퍼시픽 호텔에서 제주시내 저소득 동거부부들을 위한 합동결혼식을 개최했다.

제주시는 지난 8월25일부터 지난달 17일까지 읍면동 주민센터를 통해 동거부부 합동결혼식 희망자를 모집, 다문화 가정, 저소득 가정, 장애인 가정 등 모두 12쌍을 선정했다.  

이날 결혼식에는 김병립 제주시장, 양임생 제주시여성단체협의회장 등을 비롯해 하객 200여명이 결혼식장을 가득 메웠다.

이번 결혼식에 참가하는 부부들은 개인, 가정 사정으로 결혼이 미뤄지면서 남편 평균나이가 48.8세, 부인은 39.6세로 조사됐다.

이날 결혼식 최고령자인 김영국씨(67)와 부인 최영자씨(56) 얼굴에도 웃음이 가득했다. 

부부의 얼굴에는 함께 살아온 지난 10년 전보다 주름이 많이 늘었지만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만큼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김씨는 "집안 사정으로 지금까지 결혼식을 올리지 못해 항상 미안했었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결혼식을 할 수 있었다"며 "모든 분들게 너무 감사드린다.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남은 인생 평생 봉사하면서 살겠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 뿐만 아니라 다른 부부들 역시 고마움과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날 주례를 맡은 김영훈 전 제주시장은 "결혼식이 늦었던 만큼 부부들의 앞날에 행복한 일이 가득하길 바란다"고 축하했다.

하객으로 참석한 오충모씨(34)는 "친지가 결혼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고 아름답다"며 "앞으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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