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사용량·요금 실시간 계산 가전제품 가장 저렴한 시간 작동
에너지·건설 등 관련산업 성장…신·재생 에너지 활용 친환경적

   
 
  ▲ 스마트그리드가 구축되면 일상생활은 물론 산업 전반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구좌읍에 있는 한국전력의 스마트센터 임시홍보관. 강승남 기자.  
 
스마트그리드가 구축되면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텔레비전과 냉장고 같은 전자제품부터 공장에서 돌아가는 산업용 장비들까지 전기가 필요한 분야는 모두 스마트그리드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이에따라 '똑똑한 전력망' 스마트그리드가 전 산업계는 물론 일상생활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제주시 구좌읍의 5년 후 모습

전기자동차를 타고 제주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니 맑고 시원한 바람이 반겨준다. 연료가 부족해지자 도로 주변에 설치된 충전소에 들러 급속으로 전기를 채운다.

태양광 에너지를 쓰는 스마트홈은 계절과 상관없이 아늑하다. 가전제품은 전기요금이 가장 저렴한 시간에 스스로 알아서 작동한다. 실시간 전기사용량과 전기요금까지 계산해주는 스마트미터기는 집안의 살림꾼이다.

전기요금은 예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쓰다 남은 전기를 인터넷 장터에 팔수도 있다. 풍력발전기에서 대량으로 생산된 전기가 곳곳에 전달되면서 친환경도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제주시 구좌읍에 마련된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의 5년 후 청사진이다.

이곳은 현재 세계 최고의 스마트그리드를 구현하기 위해 각종 공사와 설치작업이 한창이다. 아직은 초기단계지만 드문드문 바다 근처에 설치된 풍력발전기도 돌아간다. 전기자동차는 막바지 안전점검 중이며 주요 거점에 전기충전소도 하나 둘 갖춰지고 있다. 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한 집도 곳곳에 눈에 띈다.

스마트홈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한 주민은 "매월 3~4만원씩 나오던 전기요금이 지금은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며 "지난 여름 무더위 때문에 에어컨을 하루 온종일 가동했지만 태양광 설비 덕분에 전기요금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윤택한 경제생활도 가능

스마트그리드가 구축되면 한전의 에너지 포털사이트를 통해 지난 하루의 전력소비를 체크할 수 있게 된다. 이 사이트는 각 가정에서 사용하는 모든 에너지 정보를 한눈에 확인하고 사용분석과 컨설팅을 통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시스템이다.

또 에너지포털사이트를 통해 직접 수요조절이 가능함에 따라 전기요금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사이트에는 실시간 전기요금을 비롯해 매일의 전기사용량, 예상 청구금액 등은 물론이고 부하이동시 요금절감액과 원가정보, 탄소배출량이 고스란히 표시된다.

이런 정보들이 통신 네트워크를 통해 스마트 가전과 연결돼 가전기기들이 스스로 가장 효율적인 전기사용 패턴이 구축됐다.

전기자동차도 충전에 6~8시간이 소요되지만 전기요금이 싼 새벽에 충전을 시키기 때문에 요금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가정에서 충전을 못했을 경우 회사에 설치된 충전시설을 이용하거나 한전의 전기충전소에서 이미 충전된 스마트배터리로 교환도 가능하다. 경제적일뿐 아니라 탄소배출 절감으로 정부로부터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도 기대된다.

이처럼 스마트그리드는 효율은 높고 경제생활을 윤택하게 할 뿐 아니라 친환경 도시로의 발전을 가능하게 한다. 

△소비패턴도 바뀐다

스미트그리드는 우리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꿀 기술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는 신산업의 기회로도 활용이 가능할 전망이다.스마트그리드가 보편화되면 소비자가 오히려 전기를 되팔며 스마트미터, 전력저장장치, 스마트가전 등 다양한 기기들의 기술개발에 따른 새로운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

스마트그리드는 에너지·건설·자동차·가전·통신 등 무관한 산업이 없을 정도로 방대하다.

또 노후전력망 교체에 따른 사업과 관련 설비시장을 비롯해 자동차 인프라시설 및 가전제품 부품 등 파생시장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스마트그리드는 각 산업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소비패턴도 바꿔 놓는다. 스마트그리드가 보편화된다면 전기절약 컨설팅 사업이 일반화될 수 있다.

통신업계는 휴대폰보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전력대에 전자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스마트 시스템 개발에 주력하고 가전업체는 실시간 전기요금 정보교환이 가능한 제품들을 쏟아낸다. 또 전기자동차가 늘어나면서 기존 주유소는 전기충전소로 바뀌고 건설업도 일반 주택을 짓기보다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스마트 홈·빌딩·공장 등으로 시장이 재편된다.

이처럼 스마트그리드는 국내 경제적인 이익뿐 아니라 온실가스 감축 등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상당한 부가가치를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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