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국제자유도시,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Ⅲ첨단과학기술단지 2.입주업체-BT·R&D

 

▲ 공장 이전 1호 기업인 ㈜한국비엠아이 관계자가 올해 말 제주공장 본격 가동을 앞두고 공장 내부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강승남 기자

제주 친환경 인프라 적극 활용 가능 최대 장점
입주기업 지역인재 적극 채용 일자리창출 기여

제주도가 차세대 첨단산업의 메카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굴뚝없는 공장' IT·BT·R&D 기업들이 속속 제주도에 둥지를 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가 있다. 제주도의 친환경 인프라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시도가 첨단과학기술단지에 모이고 있는 중이다. 입주 계약을 한 업체만 해도 이미 49개 기업에 달하고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의 핵심프로젝트로 추진중인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는 1·3차 산업 중심의 제주경제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동력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공장입주 1호' 가동 눈앞

제주도의 친환경 인프라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BT 분야는 제주첨단과학단지가 주력모델로 삼고 있는 분야다.

BT분야 업체중 '공장 입주 1호 기업'인 ㈜한국비엠아이는 2005년 설립된 비교적 신생업체임에도 빈혈치료·국소마취 등에 특허를 보유한 중견 기업체다.

㈜한국비엠아이는 지난해 5월 첨단과학기술단지 내 1만4402㎡의 부지를 매입, 총 98억원을 투입해 본사 및 공장시설(생산동·연구동·창고동·관리동)을 신축하고 올해 말 본격 가동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비엠아이는 경기도 화성시 향냠제약단지내 공장시설로는 강화된 첨단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을 충족시키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 제주이전을 결정했다.

㈜한국비엠아이는 제주 이전을 발판삼아 해외진출을 본격적으로 시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한국비엠아이는 신약 개발시 제주지역의 특산물을 이용해 제품을 차별화시켜 국제시장에 얼굴을 내밀겠다는 복안이다.

△바이오산업 신물질 개발 추진

지난 2000년 설립된 바이오스펙트럼㈜는 피부관련 연구개발 전문벤처기업으로 바이오 산업분야에서 신물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스펙트럼㈜ 석사 22명, 박사5명으로 구성된 우수한 연구인력을 바탕으로 천연물 신소재 및 기능성 화장품 원료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증명하고 있다.

바이오스펙트럼㈜는 제주 자생식물에 유독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제주에는 수많은 식물이 자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청정지역에서 자라는 만큼 화장품 원료로서 개발이 된다면 청정이미지를 발판으로 화장품 시장에서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바이오스펙트럼㈜는 제주산 자생식물의 2000여종에 대한 2년여의 연구 끝에 제주산 병풀(적설초)에서 나오는 '아시아티코사이드' 성분이 주름 개선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바이오스펙트럼㈜는 이러한 사실들을 바탕으로 제주산 병풀을 집중 연구했고, 지난 2008년 국내 특허등록을 마쳤다. 현재 바이오스펙트럼㈜가 개발한 제주산 병풀 원료를 사용해 기능성화장품이 출시돼 판매 중에 있다.

이처럼 ㈜한국비엠아이와 바이오스펙트럼㈜와 같은 BT분야 업체로는 기능성 화장품 제조업체인 스킨큐어코스메틱㈜를 비롯해 건강식품제조업체인 제주알로에영농조합법인·제주홍암가㈜, 기능식품제조업체인 ㈜락토스 등이 이미 첨단과학기술단지에 입주했거나 예정이다.

△연구개발 분야도 활발

첨단과학기술단지에는 연구개발(R&D) 분야 업체도 다수 입주해 있다.

이중 국내 최초로 생체나이측정기를 개발한 포텍마이크로시스템㈜는 지난 2000년부터 국내 GPS 시장에 뛰어든 선두주자다. 포텍마이크로시스템㈜는 GPS가 사용되는 제품군에 'GPS 솔루션 서플라이어'(GPS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지원 프로그램)를 제공하며 입지를 다져왔다.

포텍마이크로시스템㈜는 제주 이전을 계기로 첨단의료장비 소프트웨어 개발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제주에 헬스케어타운이 조성된다는 점이 첨단과학기술단지 입주를 결정하게 된 결정적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국내 대부분 첨단의료기기가 외국에서 수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포텍마이크로시스템㈜는 첨단과기단지 입주업체들과 공동마케팅을 통해 순수국내기술의 의료장비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차세대 솔루션 업체 선두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아인스에스엔씨도 관심을 끄는 업체다. 비교적 신생업체임에도 불구하고 검증된 기술력으로 '굵직굵직'한 공공기관의 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아인스에스엔씨는 제주 이전을 통해 회사가 보유한 기술과 정보를 도내 대학과 같이 공유하고 지역 인재들을 채용할 계획이다.

또 이건조㈜는 돼지분뇨를 파리유충을 활용해 비료·사료를 생산하는 사업을 추진중이다. 이를 위해 별도의 연구소를 신축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들 기업 외에도 ㈜제농, (재)피엔아이시스템, 도암엔지니어링, ㈜복슨로하스, (재)제주테크노파크, ㈜제주오렌지, 기초과학연구원 제주센터, SK에너지주식회사, (재)제주지식산업진흥원 등도 입주해 제2의 창업을 꿈꾸고 있다.

 

"제주 환경 지키는 업체로 거듭"

<인터뷰> 이건 이건조 대표이사

 

▲ 이건 이건조㈜ 대표이사
"제주의 아름답고 깨끗한 자연환경을 지키는 업체로 거듭나고 싶습니다"

이건 이건조㈜ 대표이사(50)는 "제주첨단과학단지 이전을 계기로 연구개발에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지역에 도움이 되는 업체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7월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내 스마트 빌딩으로 거처를 옮긴 이건조㈜는 창립된 1년을 조금 넘긴 신생업체다.

제주에서는 파리 유충을 이용, 돼지분뇨의 효소분해를 통해 양질의 비료와 사료를 생산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대표이사는 "제주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 양돈장에서 발생하는 돼지분뇨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를 두고 고민을 하고 있다"며 "파리 유충을 이용할 경우 1일 최대 40t을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리 유충을 이용한 돼지분뇨 처리 기술은 이미 일본에서는 상용화된 상태"라며 "이 기술을 국내 현실에 맞게 응용해 대량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법을 재수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이사는 "앞으로 연구소가 제주에 설립되면 기술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제주의 청정 이미지에 걸맞는 기술개발로 이전 효과를 극대화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표이사는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가 제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추진해야 한다"며 "단지내 입주기관간 유기적인 관계 형성과 단지조성의 구체적인 목표와 비전 설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단지 입주업체가 현재 IT·BT 분야로 한정하고 있는데 이를 환경관련 업체 또는 연구 기업들까지 확대하는 등 산업의 다양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주 천연물 의약품 개발 집중"

<인터뷰> 우구 한국비엠아이 대표이사

 

▲ 우구 ㈜한국비엠아이 대표이사
"제주도에 축전된 천연물 이용에 대한 연구개발 성과를 의약품 개발에 접목시키 위해 이전을 결심했습니다"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공장 입주 1호 기업'인 우구 ㈜한국비엠아이 대표이사는 "제주는 의약산업과 관련한 성장가능성이 무한한 지역"이라며 "의약회사가 경기·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상황에서 기존 의약기업들과 경쟁을 하기 보다는 제주에서 독자적인 의약회사로 발전하는 것이 더욱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이번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비엠아이측은 현재 제주에서 생산되는 천연물을 이용한 의약품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지역 연구기관 등과 수차례 만나 의견을 나눈 상태로 발전가능성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

우 대표이사는 "부작용 여부가 신약 개발의 가장 예민한 문제인데 천연물은 이를 크게 완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제주의대와 함께 과제를 추진하는 등 제주도에 축적된 천연물 연구개발 경험을 활용해 이 분야를 선점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늦어도 올해 말이면 제주공장에서 생산되는 의약품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진출을 목표로 값싸고 질좋은 의약품 개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도내 BIO 산업체 및 제주대병원과 네트웍을 구성하는 등 지역 특화 연구 인프라를 활용해 제품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제주지역 대학 출신의 연구인력을 채용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우 대표이사는 "제주지역에서는 아직 산업단지라는 개념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입주기업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며 "대학에서도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을 배출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강승남 기자 ksn@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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