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국제자유도시,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Ⅲ첨단과학기술단지 2.입주업체-BT·R&D
제주 친환경 인프라 적극 활용 가능 최대 장점
입주기업 지역인재 적극 채용 일자리창출 기여
제주도가 차세대 첨단산업의 메카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굴뚝없는 공장' IT·BT·R&D 기업들이 속속 제주도에 둥지를 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가 있다. 제주도의 친환경 인프라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시도가 첨단과학기술단지에 모이고 있는 중이다. 입주 계약을 한 업체만 해도 이미 49개 기업에 달하고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의 핵심프로젝트로 추진중인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는 1·3차 산업 중심의 제주경제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동력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공장입주 1호' 가동 눈앞
제주도의 친환경 인프라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BT 분야는 제주첨단과학단지가 주력모델로 삼고 있는 분야다.
BT분야 업체중 '공장 입주 1호 기업'인 ㈜한국비엠아이는 2005년 설립된 비교적 신생업체임에도 빈혈치료·국소마취 등에 특허를 보유한 중견 기업체다.
㈜한국비엠아이는 지난해 5월 첨단과학기술단지 내 1만4402㎡의 부지를 매입, 총 98억원을 투입해 본사 및 공장시설(생산동·연구동·창고동·관리동)을 신축하고 올해 말 본격 가동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비엠아이는 경기도 화성시 향냠제약단지내 공장시설로는 강화된 첨단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을 충족시키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 제주이전을 결정했다.
㈜한국비엠아이는 제주 이전을 발판삼아 해외진출을 본격적으로 시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한국비엠아이는 신약 개발시 제주지역의 특산물을 이용해 제품을 차별화시켜 국제시장에 얼굴을 내밀겠다는 복안이다.
△바이오산업 신물질 개발 추진
지난 2000년 설립된 바이오스펙트럼㈜는 피부관련 연구개발 전문벤처기업으로 바이오 산업분야에서 신물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스펙트럼㈜ 석사 22명, 박사5명으로 구성된 우수한 연구인력을 바탕으로 천연물 신소재 및 기능성 화장품 원료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증명하고 있다.
바이오스펙트럼㈜는 제주 자생식물에 유독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제주에는 수많은 식물이 자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청정지역에서 자라는 만큼 화장품 원료로서 개발이 된다면 청정이미지를 발판으로 화장품 시장에서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바이오스펙트럼㈜는 제주산 자생식물의 2000여종에 대한 2년여의 연구 끝에 제주산 병풀(적설초)에서 나오는 '아시아티코사이드' 성분이 주름 개선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바이오스펙트럼㈜는 이러한 사실들을 바탕으로 제주산 병풀을 집중 연구했고, 지난 2008년 국내 특허등록을 마쳤다. 현재 바이오스펙트럼㈜가 개발한 제주산 병풀 원료를 사용해 기능성화장품이 출시돼 판매 중에 있다.
이처럼 ㈜한국비엠아이와 바이오스펙트럼㈜와 같은 BT분야 업체로는 기능성 화장품 제조업체인 스킨큐어코스메틱㈜를 비롯해 건강식품제조업체인 제주알로에영농조합법인·제주홍암가㈜, 기능식품제조업체인 ㈜락토스 등이 이미 첨단과학기술단지에 입주했거나 예정이다.
△연구개발 분야도 활발
첨단과학기술단지에는 연구개발(R&D) 분야 업체도 다수 입주해 있다.
이중 국내 최초로 생체나이측정기를 개발한 포텍마이크로시스템㈜는 지난 2000년부터 국내 GPS 시장에 뛰어든 선두주자다. 포텍마이크로시스템㈜는 GPS가 사용되는 제품군에 'GPS 솔루션 서플라이어'(GPS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지원 프로그램)를 제공하며 입지를 다져왔다.
포텍마이크로시스템㈜는 제주 이전을 계기로 첨단의료장비 소프트웨어 개발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제주에 헬스케어타운이 조성된다는 점이 첨단과학기술단지 입주를 결정하게 된 결정적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국내 대부분 첨단의료기기가 외국에서 수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포텍마이크로시스템㈜는 첨단과기단지 입주업체들과 공동마케팅을 통해 순수국내기술의 의료장비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차세대 솔루션 업체 선두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아인스에스엔씨도 관심을 끄는 업체다. 비교적 신생업체임에도 불구하고 검증된 기술력으로 '굵직굵직'한 공공기관의 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아인스에스엔씨는 제주 이전을 통해 회사가 보유한 기술과 정보를 도내 대학과 같이 공유하고 지역 인재들을 채용할 계획이다.
또 이건조㈜는 돼지분뇨를 파리유충을 활용해 비료·사료를 생산하는 사업을 추진중이다. 이를 위해 별도의 연구소를 신축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들 기업 외에도 ㈜제농, (재)피엔아이시스템, 도암엔지니어링, ㈜복슨로하스, (재)제주테크노파크, ㈜제주오렌지, 기초과학연구원 제주센터, SK에너지주식회사, (재)제주지식산업진흥원 등도 입주해 제2의 창업을 꿈꾸고 있다.
"제주 환경 지키는 업체로 거듭" <인터뷰> 이건 이건조㈜ 대표이사 "제주의 아름답고 깨끗한 자연환경을 지키는 업체로 거듭나고 싶습니다" 이건 이건조㈜ 대표이사(50)는 "제주첨단과학단지 이전을 계기로 연구개발에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지역에 도움이 되는 업체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7월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내 스마트 빌딩으로 거처를 옮긴 이건조㈜는 창립된 1년을 조금 넘긴 신생업체다. 제주에서는 파리 유충을 이용, 돼지분뇨의 효소분해를 통해 양질의 비료와 사료를 생산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대표이사는 "제주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 양돈장에서 발생하는 돼지분뇨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를 두고 고민을 하고 있다"며 "파리 유충을 이용할 경우 1일 최대 40t을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리 유충을 이용한 돼지분뇨 처리 기술은 이미 일본에서는 상용화된 상태"라며 "이 기술을 국내 현실에 맞게 응용해 대량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법을 재수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이사는 "앞으로 연구소가 제주에 설립되면 기술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제주의 청정 이미지에 걸맞는 기술개발로 이전 효과를 극대화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표이사는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가 제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추진해야 한다"며 "단지내 입주기관간 유기적인 관계 형성과 단지조성의 구체적인 목표와 비전 설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단지 입주업체가 현재 IT·BT 분야로 한정하고 있는데 이를 환경관련 업체 또는 연구 기업들까지 확대하는 등 산업의 다양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주 천연물 의약품 개발 집중" <인터뷰> 우구 ㈜한국비엠아이 대표이사 "제주도에 축전된 천연물 이용에 대한 연구개발 성과를 의약품 개발에 접목시키 위해 이전을 결심했습니다"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공장 입주 1호 기업'인 우구 ㈜한국비엠아이 대표이사는 "제주는 의약산업과 관련한 성장가능성이 무한한 지역"이라며 "의약회사가 경기·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상황에서 기존 의약기업들과 경쟁을 하기 보다는 제주에서 독자적인 의약회사로 발전하는 것이 더욱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이번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비엠아이측은 현재 제주에서 생산되는 천연물을 이용한 의약품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지역 연구기관 등과 수차례 만나 의견을 나눈 상태로 발전가능성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 우 대표이사는 "부작용 여부가 신약 개발의 가장 예민한 문제인데 천연물은 이를 크게 완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제주의대와 함께 과제를 추진하는 등 제주도에 축적된 천연물 연구개발 경험을 활용해 이 분야를 선점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늦어도 올해 말이면 제주공장에서 생산되는 의약품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진출을 목표로 값싸고 질좋은 의약품 개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도내 BIO 산업체 및 제주대병원과 네트웍을 구성하는 등 지역 특화 연구 인프라를 활용해 제품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제주지역 대학 출신의 연구인력을 채용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우 대표이사는 "제주지역에서는 아직 산업단지라는 개념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입주기업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며 "대학에서도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을 배출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강승남 기자 ksn@jem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