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 만나는 착한가게] <15>제주시 일도동 부산식육점

   
 
  ▲ 제주시 일도동 부산식육점을 운영하는 변종열·정경숙씨 부부는 가난했던 삶을 기억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수차례 사업 실패 후 제주에 뿌리내려
"많은 이웃 도우려면 더 열심히 살아야"

“제주에 정착하기까지 무척 힘들게 살아왔던 것 같아요. 가난을 알기 때문에 남을 돕는 일에 선뜻 나설 수 있었죠”

지난 1991년 문을 연 제주시 일도동 부산식육점. 지난해 제주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착한가게로 선정됐다.

이곳을 운영하는 변종열(59)·정경숙씨(50) 부부의 고향은 사실 충북 청주다.

하지만 고향과 인연이 없는지 벌이는 사업마다 실패하기 일쑤였다.

결국 이들 부부는 고향 땅에서의 삶을 포기하고 막연히 제주로 향했다. 이들 부부가 제주에 내려오게 된 것은 1980년대다.

낯선 제주에서의 생활은 더 고달팠다. 배고픔을 견뎌야 하는 날이 많았지만 도움을 요청할 곳도 마땅히 없었다.

그래서 성공하기 위해 더욱 이를 악물고 살아왔는지 모른다.

정경숙씨는 “고향에서 남편의 사업이 번번이 실패하면서 제주까지 오게 됐다”며 “그때를 생각하면 배고픔을 견뎌야 할 정도로 무척 힘든 시절”이라고 밝혔다.

그래도 제주에서 시작한 사업은 순탄했다.

식육점을 운영하면서 생활형편도 좋아졌고, 단솔 고객도 늘어나면서 금새 제주에 뿌리를 내리게 됐다.

지금은 자수성가했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손님이 많이 몰린다. 아침에 눈을 뜨면 자리에 앉아볼 여유가 없을 때도 많지만 과거 힘든 시절을 생각하면 늘 감사할 따름이다.

이처럼 생활이 안정되자 이들 부부는 가장 먼저 어려운 이웃에 눈을 돌리게 됐다.

소년소녀가장 돕기를 시작으로 여러 사회복지시설에 정기적으로 성금을 내는 등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다니고 있다.

게다가 충남 꽃동네에 사는 장애인들을 위해서도 수시로 돼지고기를 보내주는가 하면 아프리카 난민을 돕는 일에도 참여,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힘든 삶을 견디며 살아온 인생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남을 도와야 하는 이유를 깨닫게 됐다고 한다.

이들 부부는 “제주에서 사업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남을 돕게 된 것 같다”며 “우리가 너무 힘들게 살아서인지 사업이 안정된 이후부터는 주위에 있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앞으로 여유가 생긴다면 더 많은 이웃을 돕고 싶은 마음”이라며 “그러기 위해서 지금 생활에 만족하지 않고 더 열심히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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