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 만나는 착한가게] <16>제주시 이도2동 아름다운꽃세상

   
 
  ▲ 제주시 이도2동 아름다운꽃세상을 운영하는 백금란씨가 붉은 장미꽃을 손질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김경필 기자  
 

경기 나빠져 성금 기부는 ‘꼬박꼬박’
“작은 정성 꾸준히 이어가는 것도 중요”

“힘들게 사는 이웃에게 많은 도움을 주지는 못하는 입장이죠. 그래도 꽃향기처럼 이웃사랑도 멀리 퍼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주시 이도2동에 위치한 아름다운꽃세상. 지난해 9월 제주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착한가게로 선정된 곳이다.

그곳에서 붉은 장미꽃을 손질하는 백금란씨(43·여)를 만났다.

백씨는 지난 2000년 친언니인 금옥씨(47)와 함께 사업을 시작했다. 사실 사업이라기보다는 꽃을 손질하고 가꾸는 일이 좋아 시작했다.

처음 꽃가게를 개업했을 때만 해도 경기가 좋아 늘 손님이 북적였다. 장사도 잘 됐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도 할 수 있어서 사업하길 잘했다 싶었다.

그런데 요즘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행사가 간소화되면서 화환을 찾는 주문도 부쩍 줄었다.

그냥 좋아서 시작한 꽃가게가 이제는 생계수단이 됐다.

그래도 그의 따뜻한 마음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경기가 나빠져서 장사가 잘 되지 않아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꼬박꼬박 성금을 기부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더 많은 이웃을 돕지 못하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백씨는 “주위를 둘러보면 어려운 이웃들이 많이 있는 것 같은데, 아직까지는 큰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예전보다 손님도 많이 줄고, 여유도 없어서 남을 돕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백씨는 형편만 된다면 많은 이들을 돕고 싶다고 했다.

이처럼 그가 남을 먼저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은 언니 도움이 컸다. 여러 봉사단체에 가입해서 활동하기도 하고 가족들과도 봉사에 나서는 언니의 모습을 보면서 배웠다고 한다.

백씨는 “사실 저보다는 언니가 남을 돕는 일에 더 적극적”이라며 “언니가 하는 것을 지켜 보다보니 조금씩 따라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가게를 운영하면서 부담이 없는 선에서 남을 돕고 있는 정도”라며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나중에라도 형편이 나아지면 더 많은 이웃을 돕고 싶은 마음”이라고 전했다.

그는 “가끔 가게를 찾아오는 손님들 중에는 어떻게 하면 착한가게로 등록할 수 있는지 물어보는 분들도 있다”며 “남을 돕고 싶어도 하는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분들이 꽤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남에게 큰 도움을 주는 것도 좋지만 작은 정성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변하지 않는 이웃사랑의 의미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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