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의 홈런 두방에 대만의 깜짝 카드 린이하오는 와르르 무너졌다.

조범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야구대표팀이 13일 저녁 7시(한국시간) 중국 광저우 아오티 야구장에서 진행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B조 예선 대만과의 경기에서 3번타자 추신수의 연타석 투런 홈런과 선발 투수 류현진이 6이닝동안 5피안타 1실점하는 호투가 어우려지며 6-1로 승리했다. 사실상의 결승전이라고 봐도 무방할 대만전에서 비교적 손쉬운 승리를 거둔 한국은 대회 금메달에 대한 확신을 얻게 됐다.

대만은 이날 경기에서 한국의 예측을 뒤엎듯 잘 알려지지 않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투수 린이하오를 투입했다. 린이하오는 일본 기자들 조차 "누구인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웃거릴 정도로 잘 알려지지 않은 19세의 어린 투수.

그간 청홍원이나 양야오쉰을 선발투수로 예상했던 한국으로서는 당황스러울 수 있는 깜짝 카드였다. 하지만 대만의 노림수는 전혀 통하지 않았다. 선봉에 선 것은 단연 추신수였다.

이번 대회를 위해 미국에서 날아온 그는 연타석 홈런을 때리며 왜 자신이 메이저리거가 되었는지 온몸으로 보여줬다.

추신수는 1회 정근우가 1사후 중전안타를 치고 1루에 나가 있는 상황에서 첫 타석을 맞이했다. 홈런까지는 여러개의 공이 필요없었다. 추신수는 린이하오의 초구를 왼쪽 담장 밖으로 날려버렸다.

추신수의 홈런에 2-0으로 앞서간 한국은 3회말 다시 한번 비슷한 상황과 조우했다. 선두 타자 정근우가 볼넷으로 걸어 나간 뒤 ㅏ석에 들어선 그는 또 한번 주저없이 방망이를 휘두르며 투런 홈런을 터트렸다. 추신수의 두번째 홈런에 한국은 4-0으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대만의 선발 투수 린이하오는 3회말 추신수에게 연타석 홈런을 내주고 뒤이어 김태균에게 볼넷, 이대호에게 좌전 안타를 내주며 계속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양하오쉰으로 투수는 바뀌었다.

선발 투수 류현진도 제몫을 다했다. 류현진은 4회까지 단 한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으며 완벽한 투구 내용을 보였다. 5회에서는 아쉽게 무안타 행진이 끊겼다. 선두 타자로 맞이한 린즈셩에게 빗맞은 안타를 내준 류현진은 내야안타와 석연치 않은 심판 판정에 다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1사 만루, 2사 만루의 위기를 연이어 맞이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기며 빼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보였다.

그러나 6회에는 결국 상대에 점수를 내주고 말았다. 선두 타자로 나선 장지엔밍에게 좌전안타를 내준 류현진은 린즈셩에게 좌전 안타를 다시 허용하며 1실점, 무실점 행진이 끝났다.

실점한 한국은 곧바로 점수차 벌리기에 들어갔다. 6회말 1사후 박경완이 몸에 맞는 볼로 살아나간 뒤 손시헌이 좌전 안타를 터트렸다. 이종욱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정근우가 우중간을 가르는 안타로 박경완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어지는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것은 추신수.

대만의 투수 양하오쉰은 선발 린이하오에게 공을 넘겨 받은 뒤 차분하게 마운드를 운영해 나갔지만 위기 상황에서 추신수와 조우하자 갑작스런 폭투를 하며 무너졌다. 결국 한국은 추신수 타석에서 나온 폭투로 1점을 더 추가 6-1로 달아나 승기를 굳혔다.

이후 한국은 류현진을 내리고 봉중근-안지만을 연달아 투입, 실점을 허용하지 않은채 경기를 마무리 했다. 한편 7회에는 류현진 이후 윤석민을 마운드에 올리려다 엔트리 누락으로 바로 강판되어 봉중근이 오르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한국은 14일 같은 장소에서 홍콩과 예선 2차전을 치른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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