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여 홈관중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서도 기죽지 않는 태극전사들이었다. 톈허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짜요! 짜요!" 외침에도 개의치 않았다. 대신 골로 말했다.

24년만의 우승을 노리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중국을 꺾고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8강 진출에 성공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5일 밤 8시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개최국 중국과의 대회 남자 축구 16강전에서 전반 20분에 터진 김정우의 선제골과 후반에 터진 박주영, 조영철의 릴레이골로 3-0 완승을 거뒀다.

한국은 카타르와 우즈베키스탄의 16강전 승리팀을 상대로 오는 19일 오후 8시 같은 장소에서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중국전을 위해 준비된 두 명의 '와일드카드'가 승리를 주도했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13일 팔레스타인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을 통해 중국전을 준비했다. 동료들과 발을 맞춘 시간이 거의 없는 박주영을 선발 출격시켜 71분을 뛰게 하면서 조직력을 가다듬을 시간을 줬다. 반면 조별리그 1,2차전 풀타임 뛴 김정우는 선발에서 제외, 28분만을 뛰게 하면서 휴식을 줬다.

계획대로 박주영은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김정우와 더불어 팔레스타인전에서 체력을 안배한 지동원이 박주영의 뒤를 받치는 쉐도우 스트라이커로 투입됐다. 준비한 그대로였다.

경기 시작부터 일방적인 공세를 펴던 한국이 선제골을 가져간 것은 전반 20분이었다. 팔레스타인전에서 힘을 아낀 김정우가 주인공이었다.

지동원이 왼쪽 진영에서 올린 크로스를 받아낸 조영철이 골대 왼쪽을 향해 차올린 슈팅이 쇄도하던 김정우의 발에 걸렸고, 김정우는 이를 감각적인 왼발슈팅으로 연결해 골을 완성시켰다.

선제골에 성공한 직후 한국은 잠시 아찔한 순간을 맞기도 했다. 전반 28분 수비 뒷공간을 허용하며 상대 미드필더에게 기습적인 슈팅을 허용한 것. 동점골을 허용할 뻔한 순간이었다. 더욱이 박주영이 전반 33분 심판의 오프사이드 깃발이 올라간 상황에서 공에 발을 대면서 경고를 받았다.

그러나 전반 종료 직전 시원한 슈팅으로 가라앉았던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린 박주영은 후반 5분만에 완전히 분위기를 가져왔다. 아크 왼쪽에서 얻어낸 프리킥 찬스에서 키커로 나선 박주영이 주저없이 오른발로 감아차며 골대 왼쪽 구석에 꽂아 넣은 것. 8분 뒤에는 김보경의 절묘한 패스가 조영철의 골로 연결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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