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5기 도정의 일선에서 시민공감대를 실현하고 42만 시민이 행복한 시정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김병립 제주시장이 지난 7월1일 취임사를 통해 밝힌 시민과의 약속이다.

특히 김 시장은 과거 도청과 시청 공무원, 제주시의회 의원과 도의회 부의장 등 풍부한 행정경험을 내세우며 직무를 성심 성의껏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김 시장이 지난 7월부터 3개월간 사용한 업무추진비 내역을 보면 과연 시민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업무추진비의 대부분이 직원 경조금이나 단순 격려금 등으로 선심성 지출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제주시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국제교류나 시책 발굴을 위해 업무추진비가 지출된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반면 풍부한 행정경험도 없는 고창후 서귀포시장이 지난 7월부터 3개월간 사용한 업무추진비는 제주시장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지만 내용만큼은 기본에 충실했다. 업무추진비 상당 부분이 현안업무 논의와 투자환경 조성 등을 위해 사용됐고, 직원 경조금으로 사용된 사례는 물론 없었다.

업무추진비는 기관운영이나 시책추진 등 공적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소요되는 비용이다. 잘만 사용하면 행정의 위상은 물론 시민의 삶을 풍족하게 하는 밑천이 되기도 한다.

만약 업무추진비를 무의미하게 사용한다면 시민공감대를 결코 얻을 수 없을뿐더러 도민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난을 면키 힘들다.

이번에 김 시장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보면서 구태를 답습하는 것 같아 씁쓸했다. 주위에선 풍부한 행정경험 때문에 구태를 답습하게 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풍부한 행정경험을 가진 시장으로서 시민공감대를 실현하고 행복한 시정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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