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수(萬手)' 유재학 감독은 미국프로농구(NBA) 명장 출신의 레니 윌킨스 기술고문과 함께 지난 여름 내내 남자농구 대표팀을 매만졌다. 둘의 호흡은 환상적이었다. 평소 추구하는 이상향이 같았기 때문이다. 팀을 승리로 이끌 가장 확실한 방법, 바로 수비라는 점에서 공통 분모를 찾았다.

강력한 수비로 중무장한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2경기 연속 대승을 거두고 쾌조의 출발을 이어갔다. 대표팀은 17일 광저우 인터내셔널 스포츠 아레나에서 펼쳐진 조별리그 2조 2차전에서 요르단을 95-49로 대파했다.

전날 우즈베키스탄을 103-54로 크게 이기고 기분좋은 출발을 한 대표팀은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고비 때마다 발목이 잡혔던 요르단을 완파하고 8년만의 정상탈환 가능성에 청신호를 켰다.

물론, 요르단은 예전처럼 강팀이 아니다. 지난 9월 세계선수권 대회 이후 감독이 교체됐고 젊은 선수들을 대거 발탁,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그동안 한국을 괴롭혔던 득점기계 라심 라이트 등 주축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중동 특유의 힘과 기술을 갖고있어 결코 방심할 수는 없었다.

기선 제압이 중요했다. 한국은 1쿼터에서만 9점을 몰아넣은 김주성을 앞세워 첫 쿼터를 28-16으로 마쳤다. 수비도 큰 몫을 했다. 패스 길을 차단하는 5명의 적극적인 움직임과 쉴 새없이 가하는 도움수비에 요르단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양팀의 전력차는 극명하게 나타났다. 한국은 53-28로 크게 앞선 가운데 2쿼터를 마쳐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선수들을 고르게 출전시키가며 여유있게 경기를 풀어갔다. 체력이 뒷받침된 선수들은 한발 더 움직이는 수비로 상대를 압박했고 어떤 선수가 투입되도 조직력은 흔들리지 않았다.

한국은 73-40으로 점수차를 크게 벌린 채 3쿼터를 마쳤다. 이후 승부는 별 의미가 없었다. 우즈베키스탄전과 마찬가지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려 본격적으로 펼쳐질 강호들과의 진검승부를 대비하는 시간이었다. 대회 직전 부상으로 힘들어했던 이규섭과 하승진이 정상 컨디션을 되찾는 등 선수들의 몸 상태가 최상이라 대표팀은 자신감으로 넘쳐있다.

김주성은 14점 6리바운드로 활약했고 지난 경기에서 팀내 최다득점(20점)을 올렸던 이승준도 14점 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골밑을 굳게 지켰다. 반면, 한국의 철벽 수비에 막힌 요르단은 30% 초반대 야투성공률에 그치며 고개를 숙였다.

대표팀은 하루 휴식을 취한 뒤 오는 19일 밤 10시30분(한국시간) 북한과 8년만에 다시 남북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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