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현장] 제주YMCA·SK에너지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

   
 
  제주YMCA와 SK에너지, 제주와이즈맨이 공동으로 마련한 사랑의 김치나누기 행사가 20일 오전 제주YMCA앞 광장에서 열렸다. 김대생 기자  
 
SK 에너지에 근무하는 강동협 대리가 서툰 솜씨로 김치를 버무렸다. 이미 이마에는 땀까지 송글송글 맺혔다. 서툰 솜씨를 나타내듯 옷과 얼굴에는 김치 양념이 곳곳에 묻어있었다.

강 대리는 "그동안 집에선 하라도 해도 않했지만 직접 해보니 너무 재미있다"며 "다소 허리가 뻐근하고 다리도 아프지만 좋은 취지로 봉사하는 것이라 아픈 줄도 모르겠다.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지난 20일 아침부터 제주 YMCA회관 앞마당은 '사랑스런' 김치향으로 가득했다. 제주YMCA와 SK에너지 등은 이날 '2010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를 개최했다.

올해로 7년째 개최되는 이번 행사에는 YMCA 회원, SK 관계자들을 비롯해 국제와이즈멘 제주부지구 회원, 제주대학교 학생 등 자원봉사자 150여명이 참가해 김치와 함께 사랑을 버무렸다.
이들은 이날 무려 3000포기나 되는 김치를 한마음으로 즐겁게 만들었다.

능숙한 솜씨로 김치 양념을 버무리던 와이즈멘 삼다클럽 회원 김신영씨(45·여)는 "일을 하다보면 바빠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싶어도 시간이 나지 않는데 이번 기회에 열심히 하고 있다"며 "김치가 우리나라 밥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여기서 만든 김치가 우리 이웃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옷에 김치 양념을 가득 묻히고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일을 하던 대학생 이가인씨(21·여·제주대 생활환경복지학과) 역시 "이렇게 김장을 많이 해보기는 처음"이라며 "친구들과 함께 봉사를 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즐거워했다. 

이날 사랑으로 맛을 낸 김치는 도내 곳곳의 혼자사는 노인, 소년소녀 가장 등 300세대에 직접 전달됐다. 특히 올해 배추값 및 재료비 상승으로 김치 담그기에 엄두가 나지 않는 상황에서 이같은 김장 김치 전달은 의미를 더했다. 

이날 김치를 받은 고순열씨(66·여·제주시)는 "김장값도 문제지만 무거운 배추를 들고 다니지 못해 김장을 할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며 "매년 주변에서 이렇게 신경써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제주YMCA 김태성 사무총장은 "이렇게 작은 정성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어 다행"이라며 "나눔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날씨가 추워지는데 우리 이웃과 주변을 살펴볼 수 있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동은 기자 kde@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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