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와 비주류간 갈등으로 3개월째 끌어오던 제6대 제주시의회 후반기 의장선거가 결국 이뤄지기는 했다.

 일정한 ‘지분’을 요구해온 비주류측 강영철 의원등 5명은 불참했지만 12명이 표결에 참여한 것은 지금까지의 분위기로 볼 때 결코 적은 숫자는 아니다.또 홍석빈 의장과 강영철 의원에게 줄기차게 의장직 양보를 주장해온 주류측 이봉만 의원이 마음을 비우고 함께 참여한 것도 평가할만 하다.

 그러나 의원 휴게실에서 모니터를 통해 씁쓸한 기분으로 선거과정을 지켜본 강영철 의원등 5명의 입장은 다르다.

 강 의원의 경우 선거가 끝난 직후 “(홍석빈 의장측과는 갈등을) 평생 풀 일이 없다”고 단언했다.그는 건입동 선거구 보궐선거 전 의원구도가 주류 9명,비주류측 7명임을 감안,“도의적으로도 이럴 수는 없다”고 말했다.주류·비주류간 갈등을 해소하기가 여간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홍석빈 의장은 본회의장에서의 당선인사에 이어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모든 일을 동료의원들과 함께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당연한 말이다.의장선거 이틀전에 치러진 건입동 보궐선거 투표율이 35.1%로 사상 최악에 이른데에는 홍 의장을 포함,현역 의원들의 책임이 적지 않다.

 특히 일부 초선의원의 행태도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주류·비주류 각각 4명으로 이뤄진 이들 의원은 당초 홍·강의원 가운데 1명을 추대하든지,경선으로 가든지 무조건 선거에는 참여한다고 공언해놓고 막상 의장 선거에 들어가자 3명은 투표를 외면했다.

 아무튼 의장선거가 치러짐으로써 외견상 의회파행은 봉합됐다.하지만 내부 상처까지 완치하는 임무는 홍 의장 몫으로 남겨졌다.두차례나 시의회 수장에 오른 홍 의장의 향후 행보를 시민들은 관심있게 지켜볼 것이다.<고두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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