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화유산연구원 4일 매장문화재 시굴조사 1차 지도위원회 및 현장설명회서
안오름 정상부 추정 망루 발굴 등…내성·물길 등 조사 범위 확대 필요성 제기

   
 
  재단법인 제주문화유산연구원의 항파두리 항몽유적지 매장문화재 시굴조사 1차 지도위원회 및 현장설명회가 4일 발굴 현장 등에서 열렸다.  
 
그동안 논란을 빚었던 몽골군에 맞선 삼별초의 마지막 격전지인 제주 항파두리(성)의 내성도 외성과 마찬가지로 흙으로 쌓은 토성(土城)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안오름 정상에서 최근 망루 추정 건물지가 발굴되는 등 성의 규모와 형태, 구조 등에 대한 체계적인 시굴조사 후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재단법인 제주문화유산연구원(이하 연구원)의 제주 항파두리 항몽유적지 매장문화재 시굴조사 1차 지도위원회 및 현장설명회가 4일 발굴 현장 등에서 열렸다.

항파두성 내부를 3개 구역으로 나눠 실시된 이번 조사에서 연구원 측은 지금까지 '전시관 건물을 중심으로 하는 범위의 석성'으로 알려진 내성에 대해 토성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항파두리성 내부의 가장 높은 곳인 안오름 정상부에서 망루 건물지(추정망루)로 추정되는 기단석렬이 발굴돼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도 수혈유구와 저습지 등 유구 137기와 중·말기 청자시기와 조선 전기를 아우르는 자기편과 막새류, 청동·철제품, 북송대의 지도원보·원풍통보 등 각종 유물이 다수 수습됐다.

방문배 연구원은 "지금까지 내성이 석성(石城)으로 잘못 알려지고 있는 부분을 시정하고, 현재 지정된 내성지의 범위도 확대해야 한다"며 "저습지 등의 위치를 봤을 때 물길을 막았던 지점 등 조사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상열 국립제주박물관장, 이청규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나선화 서울시 문화재위원 등 지도위원들은 "내성과 망루 추정지에 대한 발굴조사를 철저히 해서 내성의 축조 방법이나 규모, 망루 추정지의 성격을 명확히 규명할 필요가 있다"며 "삼별초를 우리나라 마지막 해상 네트워크의 중심이라는 관점에서 체계적인 시굴조사를 진행한 후 정비 계획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재 이곳은 내년 사업비 2억원을 들여 내성을 추가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부 성터의 경우 사유지로 경작 등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어 체계적인 발굴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체적인 시굴 조사 완료에 앞서 교육 장소 활용은 물론 올레코스와 연계한 관광 상품화 등의 이용 계획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제주 항파두리 항몽유적지는 1976년 제주도지정 문화재로 보호·관리되어 오다 1997년 국가사적 제396호로 지정됐다. 제주시는 성내 각종 건물지 및 부속시설의 배치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단계별 발굴조사를 실시하기 위해 제주문화유산연구원에 의뢰해 지난 10월 1일부터 시굴조사를 실시했다. 고 미 기자 popmee@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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